
게임 권태기가 와버려서 오랫동안 게임 글을 안 썼는데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포켓몬 신작은 못 참지!! 사실 저는 포덕은 아니지만 지난번에 아르세우스를 너무 재밌게 해서 레전드 시리즈 신작이 나온다는 말에 얼른 프리오더로 구입했습니다. 포켓몬은 좋지만 턴제는 안 좋아하는 저에게 레전드 시리즈는 제 기준 본가를 넘는 기대작이긴 했습니다만.... 음.... 재미있긴 했는데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일단 장점은 새로운 배틀 시스템! 턴제에서 리얼타임 액션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르세우스에서 등장했던 몰래 포켓몬에게 다가가서 배틀없이 몬스터 볼을 던진다던지, 기습 공격을 한다던지, 그런 요소들은 당연히 유지가 되었고, 이번엔 배틀 자체도 액션 게임처럼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속성 확인하고, 스킬 쿨타임 체크하고, 계속 움직이면서 상대 포켓몬 스킬 보고 반응하고, 확인할 게 많아서 머리가 아팠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이게 보이긴 보이더라고요? 지금 상태에서 다시 턴제로 돌아가라고 하면 심심해서 못할 것 같습니다. 스킬 사용 횟수를 제한하던 PP가 사라지고 스킬 쿨타임이 대신 생겨서 액션 게임처럼 거리를 보면서 스킬을 쓰고, 스킬 쿨타임이 도는 걸 계산하며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확실히 턴제보다 배틀이 현실감 있게 구현되었기 때문에 스킬을 어떤 조합으로 쓸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적과 가깝게 붙은 상태에서 근접 공격을 한 후에 원거리 공격을 쓰게 되면, 원거리 공격을 하기 위해 포켓몬이 뒤로 멀찍이 이동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공격 중간 이동시간이 공격의 흐름을 끊습니다. 근접 공격 다음에 다시 근접을 쓰거나, 원거리 공격 다음에 다시 원거리를 쓰면 이동으로 시간이 낭비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틀에서 '거리'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걸 알 수 있는데, 이 포켓몬 배틀의 한가지 단점은 트레이너가 맘대로 거리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포켓몬은 마스터를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에 트레이너를 움직임으로서 간접적으로 포켓몬의 위치 바꿔야 합니다. 트레이너가 가까이 붙어줘야 연달아 공격이 가능하지, 너무 멀리 서있으면 포켓몬이 싸우지는 않고 주인 옆으로 왔다 갔다 뛰어다니느라 바쁩니다. 이런 방식 때문에 이리 저리 트레이너가 구르다가 쌈박질하는 포켓몬들 사이에 껴서 대신 맞고 뻗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ㅠㅠ 포켓몬의 위치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면 편하겠지만 그러면 포켓몬 빙의 액션물이 되어버려서 안 되겠죠?ㅋㅋ
맵이 미르 시티 하나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던데, 저는 좋았습니다. 시티 맵을 좋아하기도 하고, 맵이 과하게 넓은것 보단 작고 밀도 있게 만들어진 걸 선호해서, 건물의 옥상이나 외벽을 잘 이용한 게 좋았습니다. 자잘한 서브퀘들이 도시 전역에 굉장히 많이 깔려있는데, 다 간단한 심부름 퀘스트입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귀엽고 유용한 포켓몬이나 스킬을 얻을 수 있어서 메인퀘 중간에 분위기 전환으로 가볍게 하기 좋습니다. 보이는 대로 서브퀘 하면서 느긋하게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 40시간 찍었는데 아직도 서브퀘가 맵에 가득합니다ㅋㅋ
이런 장점들로 중반까지는 참 재밌게 플레이 했는데...전투가 슬슬 질려갈 때쯤 가장 크게 와닿은 단점은 스토리였습니다. 단순 관광객이었던 주인공이 얼렁뚱땅 ZA 로열 배틀에 참여하게 되고 목숨을 걸고 도시를 위한 싸움을 한다...? 다른 캐릭터들은 미르라는 도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A랭커가 되려는 목적이 확실히 있는데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동기가 없어서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전 시리즈 XY의 스토리에서 이어진다는데, 저는 XY를 안 해서 스토리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AZ랑 F랑 뭔가 세상을 멸망시킬만한 나쁜 짓을 한 사람들 같은데 게임 내에서는 누구도 원망을 하거나 책임을 묻는 것도 없고, 그냥 악역은 없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이런 느낌으로 대충 넘어가서 집중이 안 됐습니다. 스토리만 봤을 땐 전작 스칼렛/바이올렛이 압승입니다.
특히 주인공을 MZ단에 꼬신 MZ단의 리더이자 라이벌 포지션인 가이(여캐는 타니)는 포켓몬 시리즈 최악의 라이벌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평이 안좋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돕느라 바쁜 매우 이타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인데, 사체업을 하는 녹청파에서 돈을 빌리고 어마어마한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신은 다른 사람들을 돕느라 바쁘다면서 나 몰라라 사라지고 결국 주인공이 해결을 합니다. 다른 중요 캐릭터들은 주인공과 승급 전에서 싸우던가, 아니면 함께 적과 싸우던가 하면서 이런저런 유대감을 키우는데, 가이는 극초반에만 살짝 싸우고 그 후로는 만나질 않아서 그런가 뭔가 유대감이 안 생기더라고요. 유카리 토너먼트에서도 광탈해서 안 만나고, 승급 전에서도 안 만나고... 말만 리더지 같이 활동하는 것도 많이 없는 거 같고, 부모님 관련 서사가 있는 거 같은데, 서사도 안 풀리고... 그러다가 마지막엔 완전한 비호감 맥스를 찍고 맙니다. 폭주하는 타워 앞에서 플라엣테 메가 진화를 하는 최강의 트레이너 자리를 두고 주인공과 가이는 싸우게 되는데, 배틀 전에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 드리겠다, 주인공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더니 배틀 후에는 갑자기 어쨌든 본인이 도시를 제일 사랑하기 때문에 무조건 본인이 가야 한다, 주인공은 남아서 지가르데와 도시를 지켜달라고 합니다. 아니... 이럴 거면 배틀 왜 했냐고... 억지로 마지막에 가이와 싸우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던 거 같은데, 왜 이런 식으로 설득력 없이 스토리를 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승급 전에서 만나서 싸웠으면 훨씬 자연스러웠을 텐데... 그리고 가이 과거 관련 서사도 메인 스토리 중간에 같이 풀렸어야 했을 텐데 아무 설명 없이 넘어가서 저 억지스러운 행동의 이유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조연 캐릭터들은 승급 전 준비하면서 다 서사가 풀리는데 가이는 하나도 없는 게 이상...). 심지어 플라엣테랑 같이 타워에 올라가서도 폭주 못 막고 타워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못하고... 주인공이랑 다른 일행들만 열심히 싸우고... 말이 A랭커지 게임 내에서 진심 제일 무능해 보이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진남주는 카라스바 아닌가요?? 유능하고, 반전매력 있고, 쥔공을 위해 인간 사다리도 만들어 주고!!

1차 엔딩이 끝나고도 메인 퀘스트가 남아 있는데 하나는 레전드 포켓몬을 잡는거고, 다른 하나는 무한 ZA 로열에서 연승을 해서 보너스 스토리를 보는 것입니다. 이게 2차 엔딩인 거 같은데, ZA 로열에서 15승을 하고 리워드전을 하면 가이와 만나서 뭔가 비하인드 스토리가 풀린다고 합니다. 저는 레전드 포켓몬만 잡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2차 엔딩은 유튜브에서 보는 걸로... 40시간 했으면 이제 충분히 즐긴 거 같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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