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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의 찰진 1인2역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원 더 우먼'은 제가 오랜만에 끝까지 챙겨본 드라마입니다. 전 원래 너무 가벼운 B급 장르 안 좋아하는데, 원더우먼은 주인공의 촌철살인 멘트와 유쾌 통쾌한 행동력이 시원한 대리 만족감을 선사해줘서 좋았던 거 같습니다. 

 

원더우먼은 주인공 이하늬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원이 아닐 정도로 주인공의 비중이 굉장히 큰 작품입니다. 조연주(이하늬)는 실력은 있지만 출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비리 검사입니다. 자신과 도플갱어처럼 닮은 강미나를 노린 사고를 대신 당하면서 기억 상실증에 걸리고, 주변 사람들로 인해 스스로를 '한주 그룹의 며느리 강미나'로 인지하고 얼떨결에 재벌집에서 시집살이를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출생의 비밀로 엮인 쌍둥이인가 싶었지만 그런 건 아니고 정말 우연한 확률로 똑같은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도플갱어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연주는 참지않긔

겉으로는 재벌가 며느리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강미나는 한주 그룹에서 천대받던 존재였습니다.  시댁 식구들에겐 매일같이 구박을 받고, 남편은 대놓고 바람을 피우며 무시하는데, 강미나는 이런 대우를 조용히 견디면서 속으로 칼날을 가는 스타일이었다면, 조연주는 그 자리에서 바로 터트리는 성격입니다. 기억만 없어졌을 뿐 쌈닭 같은 검사 시절 성격은 그대로라서 시댁 식구들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고 돌직구를 날립니다ㅋㅋ 베트남 가정부와 베트남어로 시댁 험담을 하고, 미나가 알아듣지 못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시댁 식구들에게 똑같이 영어로 받아치는 등, 시댁 식구들이 상상도 못 한 방법으로 엿을 날리면서 뒷목을 잡게 합니다ㅋㅋ  하이라이트는 추모식에서 시댁 시구들 한 명 한 명을 저격하며 난동을 부릴 때ㅋㅋ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연주는 '기억 상실'이라는 무적 방패가 있기 때문에 한주 사람들은 딴 사람처럼 변해버린 연주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들 혼란스러워합니다.  

 

기억을 잃은 연주가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조폭들을 때려잡는 스스로의 싸움 실력에 놀라기도 하고 (연주가 사실 조폭 후계자라서...), 갑자기 유민 그룹의 총수가 된 후에도 능숙하게 회사 사람들을 휘어잡고 운영에 참여하는데, 스스로도 왜 이렇게 똑똑하고 언변이 좋은 건지 의문을 가집니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듣는 강미나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자신의 정체가 바로 '검사를 사칭하며 조폭과 연루된 사기꾼(...)'이라는 것. 연주는 머리가 좋긴 좋은데 좀 과하게 상상력이 좋고 폭주하는 경향이 있어섴ㅋㅋ 그렇게 생긴 오해로 또 사고 치는 과정이 존잼ㅋㅋ

 

똑같지만 너무나 다른 강미나 vs 조연주

어찌어찌해서 연주가 기억을 되찾게 된 후, 드라마의 분위기는 유쾌한 코믹물에서 좀 더 진지한 수사극으로 바뀌게 됩니다. 사실 연주는 사고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복수를 위해서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비리 검사인척 하고 있었고, 연주는 한주 그룹이 연주의 할머니의 죽음, 그리고 연주 아버지가 저질렀다고 알려진 방화 사건에도 책임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솔직히 이 시점부터 작품의 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노빠꾸 연주가 우당탕탕 사고를 치고 다니며 생기는 돌발상황, 그 위기를 돌파하며 사이다를 터트리는 그 맛에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연주가 제정신을 차린 후로는 그런 상황이 잘 나오지 않는지라...ㅠㅠ 초반은 재밌게 보는 코믹물이었다면 중반부터는 과거 사건과 한주 그룹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조사하는 진지한 수사극/복수극이 됩니다. 그러다가 모두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진짜 강미나가 드디어 스스로 등장을 하는데, 그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이 살짝 김이 빠집니다. 연주가 사고를 당한 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나왔던 강미나는 전신 성형을 하고 한주 그룹 한성혜의 비서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한성혜가 저지른 범죄들을 증명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들어갔으나 수상한 행동들로 인해 꼬리가 잡히고, 한성혜의 요구로 알레르기가 있는 땅콩을 먹고 큰 위기에 빠집니다. 아니 그러니까 왜 땅콩을 직접 드시는데요....;; 그냥 안먹고 튀었어야지 다 들켜놓고 땅콩을 먹는건;; 강미나는 땅콩에 굉장히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는 설정인데, 드라마에선 그냥 기침 좀 하고 증상 없어집니다ㅋㅋ 연주와 승욱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나 싶었는데 바로 깡패한테 통수 맞고 의식 불명... 그리고 사건 다 해결될 때까지 그냥 병원에서 기절해 있었던;; 큰 한방이 있을 것 같았던 강미나의 롤이 살짝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미나의 롤은 그냥 연주와 승욱의 관계를 잘 마무리해주고 행운을 빌어주는 게 전부였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엔 깔끔한 권선징악의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합니다. 아무래도 장르가 코믹 수사물인지라 예상 가능한 엔딩이었습니다. '이중 스파이였던 우리 아군 아저씨가 막판에 배신 때리고 상대편으로 넘어갔는데 실은 그게 추진력을 위한 페이크였다!!' 라는 반전으로 통쾌하게 최종 보스 한성혜를 때려눕힙니다. 한성혜는 자살한 척 위장하고 비겁하게 해외로 도주를 계획하지만 결국 다시 연주에게 잡히면서 감옥행... 연주는 승욱과 같이 미국에 가서 생활하다가 미국 변호사가 되어 다시 한국에 방문하는데, 그때 공항에서 스치듯 지나간 또 다른 도플갱어를 발견하고 씩 웃으면서 마지막 회가 끝이 납니다. '저 사람은 뭐지??? 시즌2 떡밥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도플갱어 전설을 보면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가 이 세상에 3명이 존재한다는 말이 있어서, 아마 그것과 연관된 떡밥인 거 같습니다.   

 

작품 초반의 그 황당무계하면서 통쾌한 매력이 뒤로 가면서 덜해져서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잘 마무리 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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