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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러라면 꼭 해봐야 한다는 그 게임, 발매 당시 한국 백합계가 뒤집어졌던 띵작 of 띵작, 탐정뎐이 드디어 스팀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제목에서 살짝 오버를 하긴 했지만, 그만큼 탐정뎐은 저에게 의미 있는 게임입니다. 제가 거의 처음으로 해본 백합 게임이었는데, 탐정뎐처럼 이렇게 완벽하게 저의 취향을 저격한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조선 추리 GL 비주얼 노벨이라는 독보적인 장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대한 볼륨, 미려한 일러스트, 뛰어난 시대 고증과 그 시대를 잘 반영한 트릭들. 추리물로써도, 그리고 백합물로써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저 같은 추리 덕후+백합러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작품입니다. 옛날에 앱스토어에서 이 게임이 한 5천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땐 싸도 너무 쌌음... 스팀은 가격 올랐습니다), 그때 플레이하면서 '이건 5천원이 아니라 5만원이라도 주고 하겠다'라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미친 분량과 재미를 보장합니다 (플탐 약 30시간 정도). 또한 이런 퀄리티의 백합 게임이 무려 국산 게임이라는 것에 있어서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묘사에 충실하면서도 단정한, 이렇게 술술 읽히는 스크립트는 비주얼 노벨 쪽에서 참 소중합니다. 일어를 이상하게 번역해 놓은 듯한 가독성 떨어지는 스크립트들은 이 쪽 장르의 매우 큰 장벽이죠;; 사실 백합이란 걸 차치하더라도, 조선 시대 배경을 이렇게 생동감 있게 작품에 담아놓은 게임은 탐정뎐이 유일한 거 같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스팀버전은 예전 모바일 버전의 일부 텍스트와 스탠딩 CG가 수정되었습니다. 추가된 이벤트 CG도 보이고 (비주얼이 더 발전함ㅠㅠ), 주희 루트에선 새로운 점쟁이 NPC가 추가되었습니다. 희수와의 궁합을 보는 씬인데 소소하지만 재미있더군요. 내심 기대했던 추가 챕터는 없었습니다. 몇 년 전 나왔던 리마스터 버전에는 추가 챕터가 있었다길래 살짝 기대했는데... 나중에 DLC로 따로 나오길 희망해봅니다. 언제라도 지를 준비는 되어있으니 젭알..ㅠㅠ (혹시나 어덜트 패치도 좀 어떻게 안될까요ㅠㅠ...?) 아, 그리고 플레이하다 보면 화면이 깜박이는 증상이 있습니다. 제 컴퓨터의 문제인 건지 게임의 문제인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뭔가 사기꾼스럽지만 밉진 않은 희수ㅋㅋ

주인공 희수는 한양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탐정입니다. 사실 희수는 남장 여자이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신분을 숨기고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죠.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와중에 네명의 여인들과 얽히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7장까지는 공통 루트로서, 추리 중심으로 전개가 되기 때문에 백합을 기대하고 게임을 구매하신 분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분기가 갈라지고 나면 본격적인 로맨스가 진행됩니다. 이렇게 여러 공략 캐릭터가 존재할 땐 보통 맘에 드는 캐릭도 있지만, 별로인 캐릭도 존재하는데, 탐정뎐은 정말 공략 캐릭터 4명 + 주인공 다 각자 개성과 매력이 있습니다 (항상 7장 할 때마다 누구 택할지 고민됨;;)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그 루트의 분위기도 크게 좌우가 됩니다.

 

제일 만족도 높았던 높은 주희 루트

로코의 정석을 보여주는 주희 루트. 주희는 분량도 제일 많고, 진히로인에 가까운 캐릭터입니다. 초반에 주희는 그냥 철없는 아가씨 느낌인데, 뒤로 가면 정말 훌륭한 츤테레공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일 멘탈 강하고 건강한 느낌.   

 

가슴시린 러브스토리 st 의 서연 루트

제일 아련하고 먹먹한 서연 루트. 희수의 복수와 관계가 없는 유일한 루트이며, 길이도 짧습니다 (그래서인지 제일 재탕하기 편한 루트...). 진엔딩도 진엔딩이지만, 배드 엔딩 중 하나인 '북을 가리키지 못하는 나침반'은 제가 제일 아끼는 엔딩입니다. 이 엔딩 처음 봤을 때 저 울었어요ㅋㅋㅠㅠ

 

온갖 악행을 저질러도 미워할 수 없는 행수느님....

가장 충격적인 멘붕 엔딩을 가진 유린 루트. 행수님의 첫등장 CG 임팩트가 워낙 쎄다보니, 유린을 처음으로 택했다가 엔딩을 보고 충격받는 분들이 많습니다ㅋㅋ 강행수를 매우 애정 하는 것과는 별개로 엔딩이 너무 가슴 아파서 재탕을 잘 못하는 루트입니다... 

 

야 너네가 친구면 나 친구없다고...

담백한 버디물 느낌의 일지매 루트. 다른 루트들은 약간이나마 스킨쉽이 있는데, 일지매 루트는 그런 게 없습니다. 섹슈얼한 느낌이 없어서 손이 제일 안 가는 루트... 죄송합니다 제가 쓰레기라서...ㅠ   

 

희수의 복수에 대한 전말을 순차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제작진이 추천하는 공략 순서는 제서연->심주희->강유린->일지매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게임은 그냥 제일 끌리는 캐릭터부터 공략하는 게 재미있죠ㅋㅋ 저는 강행수부터 먼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건 그거대로 좋았습니다. 제일 충격적인 루트였기 때문에 다른 루트로 치유받는 게 가능했거든요ㅋㅋ

 

진엔딩도 진엔딩이지만, 배드 엔딩들도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어서 엔딩 콜렉팅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대부분이 개그 엔딩이긴 하지만, '북을 가리키지 못하는 나침반'처럼 짠한 엔딩도 존재합니다. 

 

이미 여러번 엔딩을 본 게임이지만, 새로운 일러스트들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니 다시 설레네요ㅎㅎ 그러니 제작진분들 제발 DLC 주세요... 추가 컨텐츠 보고 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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