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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었던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레알세)를 굉장히 재밌게 한 저는 스칼렛 바이올렛 티저가 떴을 때부터 큰 기대를 했습니다. 사실 소드 실드 전까진 제대로 포켓몬을 해본 적도 없는 제가 예구까지 해본 최초의 포켓몬이 바로 이번에 나온 스바... '레알세 엔진과 배틀 시스템이면 재미는 보장이지'라는 생각으로 질렀습니다. 레알세는 본가에서 나온 것도 아닌데 왜 그런 확신을 했는지 모르겠네요ㅋㅋㅠ

 

그리고 메타 스코어가 뜨면서 쎄해지는 이 기분... 예전에 사이버펑크 예구했을때와 비슷한 느낌이...^.ㅠ... 최소 메타스코어 80은 찍는 포켓몬인데 스바는 72점을 찍으면서 본가 시리즈 역사상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버그의 향연으로 넷상에서 밈화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저는 다시 한번 사펑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ㅠㅠ 아니 왜 내가 예구하는 게임들은 다 이러냐고... 아무튼 게임은 이미 도착했으니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 

 

결과적으론 레알세보다 더 오래 즐긴 게임이 되었습니다. 레알세를 한 40시간 플레이하고 엔딩보면서 나름 오래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스바는 50시간 넘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체감상으론 20-30시간 정도 한 거 같았는데 뭐지 이 당황스러운 갓겜은...;; 엄청난 망겜인줄 알고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 의외로 갓겜이었습니다ㅋㅋ 메타보고 쫄지 마시고 츄라이 츄라이... 온갖 엉망진창 버그로 유명한 게임이지만 솔직히 저는 게임을 하는 동안 큰 문제는 겪지 못했습니다. 뭐 종종 날지 못하는 포켓몬이 날아다니거나, 배틀장 한가운데 포켓몬 대신 트레이너가 서있거나, 마을 사람들이 다 로봇처럼 걸어 다니거나... 이런 소소한(?) 문제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그래도 플레이하는데 지장 있을 정도의 큰 버그는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포켓몬은 메인 스토리를 쭉 따라가는 일자형 스타일인데 (레알세도 메인+서브퀘 구성) 스바는 포켓몬 최초 오픈월드 게임을 자처하며 정해진 순서없이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메인을 구성하는 3가지 루트가 있는데 각 루트를 담당하는 세명의 라이벌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그 루트들을 다 완료해야만 메인 엔딩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메인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게 -포켓몬치곤- 흥미롭긴 했지만, 솔직히 오픈 월드라고 하기엔 자유도나 컨텐츠가 많이 떨어집니다. 마을에 있는 npc들과 상호작용도 없고, 마을에 있는 건물들도 체육관이나 학교 정도 제외하면 들어갈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체육관 관장들의 레벨도 고정이라서, 체육관 설명글에 나오는 난이도에 따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순서가 그렇게 자유롭진 않습니다. 그래도 발전된 편의성, 화려한 이펙트를 갖춘 도감의 퀄리티, 학교 수업을 통해 제공하는 상세한 정보 등 발전된 요소들도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스토리!! 그리고 엔딩!!! 세명의 라이벌들이 다 개성있게 매력이 있고, 다들 짠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 네모는 짠하다기 보단 배틀에 미친 순수한 광기 인간 같다는 느낌이지만ㅋㅋ 페퍼와 모란은 라이벌이라기보단 동료에 가깝습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이 여행을 통해서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건 페퍼...ㅠㅠ 엔딩을 위해 에리어 제로에 진입하면서부터 레전드 포켓몬, 그리고 페퍼의 아버지인 투로박사 (이건 바이올렛. 스칼렛은 올림박사)에 관련된 스토리가 풀리는데 상당한 반전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전개를 보여줍니다. 제가 기억하는 포켓몬은 너무 전개가 단순해서 심심하거나, 아니면 억지스럽게 반전을 넣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SF물의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여기부터 스포))) 페퍼가 원망하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상태이고, 줄곧 주인공과 페퍼에게 말을 걸던 인물은 바로 투로박사의 기억을 가진 AI입니다. 투로 박사는 신세계를 꿈꾸며 미래(바이올렛)/과거(스칼렛)의 포켓몬을 현재로 가져오는 타임머신을 발명했지만 오히려 현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고, AI박사는 주인공 일행에게 타임머신을 멈춰주길 부탁합니다. 하지만 AI박사는 타임머신 방어 시스템에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들과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ㅠㅠ 본인의 파멸을 부탁하며 마지막까지 싸우다가 결국 타임머신을 중지시키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게 됩니다. 떠나기 전에 페퍼에게 무신경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랑했다는 말을 남깁니다. 하 있을 때 잘하지 다 죽고 AI 된 후에야 말하면 어쩌냐고ㅠㅠ...

 

이렇게 엔딩을 보고나면 체육관을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되고, 학교에서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모, 페퍼, 모란의 후일담이 풀립니다. 그 외로 할 수 있는 서브퀘는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선호도를 맥스로 쌓고 할 수 있는 레전드 포켓몬 잡기, 비전 달콤 스파이스 구하기, 도감 완성하기 정도가 있습니다. 제가 해본 포켓몬 게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한 게임 중엔 제일 기억에 남고 깔끔한 스토리였습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좋다고 해서 다음에도 이렇게 게임 내놓으면 죽는다 겜프릭아...^^... 개인적으론 레알세 배틀 시스템 다시 체험해보고 싶은데... 제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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