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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은숙+배우 송혜교 조합에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로 제작 발표 때부터 주목받았던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하지만 개인적으론 작가나 배우의 스타일이 제 취향은 아니라서 별생각 없었는데, 회사 동료가 제발 보라고 계속 영업해서 보게 되었습니다ㅋㅋ 영업당해서 다행이지 안 봤으면 커뮤에서 도는 더글로리 밈들 이해 못 할 뻔ㅠㅠ 

 

사실 줄거리만 봤을땐 막장드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사이다 복수극 같은 거라 크게 특별해 보이진 않습니다.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인생이 망가진 주인공 동은(송혜교)이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스토리는 단순하나 캐릭터들을 참 입체적으로 재밌게 그려냈구나 싶었습니다. 수많은 대사들이 패러디되고 유행어로 도는 걸 보면 역시 은숙쓰 글빨 죽지 않았구나 싶고.... 특히 학폭 가해자들의 천박함이 참 다채롭게 표현되었습니다. 돈으로 모든 게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갑질하는 사람, 하느님에게 다 용서받았으니 피해자에겐 사과할 필요 없다는 사람, 처벌을 피하기에 급급하여 진심 없는 사과를 늘어놓는 사람...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들입니다. 여러 유형의 가해자들이 늘어놓는 핑계는 굉장히 현실감 있게 다가오며, 그런 악랄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는 주인공 동은이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복수극에선 흔히 마지막에 복수의 끝은 허무하다는 둥, 상대와 같은 류의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둥 하면서 용서를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더글로리는 그런 어쭙잖은 용서나 동정 따위 없이 철저하게 가해자들을 무너뜨릴 것 같아서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금 허무하긴 하지만 동은이에게 책임전가하며 뺨까지 때리던 그 담임쌤이 순식간에 죽어서 퇴장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등장인물들이 가차 없이 죽어나갈 것 같아서 설렙니다(?). 개인적으로 신기하게 느껴졌던 점은 김은숙 작가 본인은 사적 제재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라는 것. 동은의 복수는 가해자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듯한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복수입니다. 피해자들이 연대하여 가해자들을 직접 벌한다는 것에 시청자들이 더욱 사이다를 느끼고 응원하게 되는 건데 정작 작가님 본인은 반대의 입장이라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왠지 이 사실로 유추해 본다면 이 작품의 엔딩은 우리가 바라는 단순한 사이다+동은이 꽃길 인생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결국엔 다 같이 파멸하는 엔딩이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스터에 대놓고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죽어보자"라는 문구가 나오는 걸 보면ㅠ  

 

현재 8화까지 파트1이 공개되었고, 3월쯤 파트 2가 나온다고 합니다. 다음 파트에서 가해자들 다 죽어나갈생각하니 벌써  떨리네요 후.... 3월까지 어떻게 기다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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