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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커뮤에서 원작 만화가 재밌다는 영업글이 올라오는 걸 봤지만 애니화가 결정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애니부터 보고 싶어서 꾹 참았는데, 참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방영된 1화에서 TVA지만 극장판 뺨치는 길이, 무려 1시간 반짜리 에피소드로 원작 1권의 모든 내용을 담아내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정말 신의 한 수..ㅠㅠ)dd

 

저는 커뮤에서 살짝 스포를 밟은 상태로 시작했는데, '사고로 죽은 주인공이 최애의 아이로 태어난다'라는 정도의 내용을 알고 시작했습니다만, 호시노 아이 (쥔공의 최애 아이돌)가 병원에 방문했을 땐 정말 당황스럽더군요ㅋㅋㅋㅠㅠ 16살짜리 최애가 임신한 상태로 내 병원에 환자로 찾아온다고....? 하 저도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상상하니까 아찔해짐...ㅜㅜ

처음에 '최애의 아이'라는 제목을 봤을 땐, 말 그대로 최애의 베이비...라고 생각했는데, 최애의 이름 또한 '아이'라서 이중적인 의미가 된다는 게 재밌습니다 (한국어로만 적용되는 말장난일지도...)  아이는 어차피 아이돌 산업은 거짓된 것이고, 표면적으로만 행복해 보이고, 팬들의 니즈만 만족시킨다면 그 어떤 거짓말을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출산하고도 비밀로 하고 아이돌 활동을 계속하려 합니다. 의사인 주인공 또한 초반엔 멘붕이 왔지만 '아이가 행복하다면 오케이...!'라고 생각하며 출산을 돕습니다. 하지만 출산 직전 주인공은 아이를 쫓아온 스토커에게 살해당하고, 아이의 아들로 환생하게 됩니다..!! 더 환장스러운 포인트는 같이 태어난 쌍둥이 여동생조차 아이의 씹덕후의 환생입니다ㅋㅋ 그 여동생은 주인공 전생 의사 시절 돌봤던 어린 환자로, 아이의 광팬이었는데, 주인공의 덕질 메이트? 덕질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결국 어린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최애의 아이로, 그리고 좋아하던 의사 선생님과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ㅋㅋ

 

 

그렇게 아쿠아와 루비, 두 아이들이 엄마를 열심히 덕질하며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과정은 우당탕탕 코믹물+훈훈한 성장물입니다. 전생에선 아픈 몸 때부터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했던 루비는 새로운 재능과 꿈에 눈을 뜨고, 아쿠아는 약간 부모 같은 느낌으로 아이와 루비를 보살핍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면 이 작품이 이렇게 유명할리 없겠죠...! 아이가 소소하게 주목받던 지하 아이돌에서 라이징을 거쳐 만능 엔터테이너로 승승장구할 때, 초반에 주인공을 죽였던 그 스토커가 다시 아이의 집까지 찾아와서 아이를 칼로 찌르고 본인은 자살을 합니다. 스토커는 아이에게 어떻게 애를 몰래 가지고도 아이돌 활동을 할 수 있냐며, 팬들이 그렇게 우습냐며 원망합니다. 자신 따위는 기억도 못할 거라는 스토커의 예상과는 달리, 아이는 놀랍게도 그 스토커의 얼굴과 이름, 가지고 왔던 선물까지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거짓말은 팬 기만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아이 입장에선 사랑의 방식이었습니다. 아이돌 데뷔 전에 아이는 시설에서 자라면서 부모에게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도 없으며, 시니컬하고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돌 활동을 통해서 사랑을 받기도 하고, 또 주기도 하면서 사랑이란 감정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사랑해'라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하지만, 그 거짓이 진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아이는 죽어가면서 아쿠아와 루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고 눈을 감습니다ㅠㅠㅠ 항상 별처럼 반짝거리던 아이의 눈에서 빛이 없어지고 검게 변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없인 볼 수 없습니다 따흐흑ㅠㅠㅠ 

 

아쿠아는 그 스토커가 전생에 본인을 죽였던 그 스토커와 동일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 스토커에게 아이의 위치 정보를 계속 제공한 흑막이 있을 거라 추리합니다. 1화에서 이 작품은 황당한 코믹+성장물이었다면 이후에 이 작품은 아이를 죽인 흑막을 찾는 아이들의 미스터리 복수극입니다. 제가 원작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에 전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1화만 따로 봤을 때의 작화, 연출, 스토리 완성도는 최고입니다. 웬만한 극장판 애니보다 더 쩌는 듯..? 그리고 아이가 계속했던 말, 그리고 죽은 후의 상황을 보면 연예인, 특히 아이돌 산업의 소비 방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는 팬들이 원하는 반짝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그게 거짓말이긴 했지만...), 팬 입장에선 그게 죽어도 싼 기만이 된다는 게...ㅠㅠ 팬들은 아이돌의 반짝이는 모습,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연애하는 모습,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원하진 않습니다. 아이돌 팬들이 원하는 "상품"의 형태는 딱 정해져 있으며, 그 틀에서 벗어나면 질타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지만, 그게 거짓말이란 게 들통나면 커리어가 다 나락 갈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참 팬심이란 뭐고 아이돌이란 뭔지ㅠㅠ 저도 아이돌 덕질 했던 사람으로서 아이가 짠하면서도 나도 아이돌들을 상품으로 보고 있진 않은지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가 워낙 매력쩌는 올라운더라서 1화에서 팬이 되었는데 이제 더 이상 못 본다는 게 아쉽네요ㅠㅠ 그래도 이 작품이 이번 분기 저의 최애작이 될 것 같습니다. 1화가 워낙 반응이 좋아서 제작진은 오히려 부담될 것 같기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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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시리즈라고는 1도 모르지만 백합덕후들이 환장하는 것을 보고 시작한 작품입니다. 솔직히 건담이니 메카물이니 뭐 이런 장르에 대한 깊은 분석력은 저에게 하나도 없고 저는 그냥 백합덕후일 뿐입니다...^.ㅠ.... 사실 처음엔 주인공의 송충이 눈썹에 거부감이 들어서 초반 호평에도 불구하고 손이 안 갔는데 진행되면서도 계속 평이 좋길래 봤습니다. 아무리 주인공 비주얼이 취향이 아니어도 이렇게 평 좋은 백합물을 놓칠 순 없기 때문에!! 

 

제작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건담 시리즈의 오래된 고인물 느낌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리즈 최초의 새로운 여성 주인공 내세웠고, 젊은 세대를 노리기 위해 가벼운 스토리에 접근성이 좋은 학원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확실히 배경지식 하나도 없는 저 같은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뭔가 뒤로 갈수록 학원물 보다는 기업물? 정치물? 느낌으로 흐르면서 건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좀 어려워지긴 하더라고요... 학원물일 때가 좋았는데ㅠ 해리포터가 가벼운 학원물에서 시리어스 한 판타지로 진행되는 걸 보는 느낌...? 

 

주인공 슬레타가 학교에 적응하며 실력으로 주변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미오리네와 얼떨결에 약혼을 하게 되는 과정은 재밌었는데, 중간부터 갑자기 학생들끼리 건담 회사를 차리는 전개부터 스케일이 엄청 커지면서 좀 읭?하는 느낌이다가 막판에는 갑작스러운 테러 어택과 함께 사람들이 죽어나가며 본격적으로 건담스러운 작품이 됩니다 (건담이니까 당연하긴 한데...)

 

1화와 12화의 수미상관...

 

특히 12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충격과 공포...12화 초반에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코앞에서 처음으로 목격하고 멘붕에 빠졌던 슬레타가 엄마와의 대화 후 갑자기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사람을 무슨 파리 잡듯; 건담 손바닥으로 터트려 죽이고는 해맑게 웃습니다. 미오리네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살인이긴 했지만 아무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다는건 완전 다른 문제죠.... 당연히 미오리네는 기겁하며 공포에 어린 눈빛으로 슬레타를 바라보며 시즌이 끝납니다. 도대체 이 둘이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분명 11화까지만 해도 너희들 사이좋았잖아... 말랑말랑한 백합물 바이브였는데ㅠㅠㅠ 슬레타가 이렇게 된 데에는 슬레타가 크게 의존하는 어머니 프로스페라 머큐리의 영향이 커 보입니다. 죽은 사람을 보고 패닉이 온 슬레타에게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살인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라, 이런 식의 말을 하며 위로하는데, 그 말에 영향을 씨게 받은 건지 완전 극단적으로 변해버린 슬레타... 사실 프로스페라 머큐리는 전부터 계속 쎄한 모습이 나오죠. 처음에는 그냥 슬레타와 무척 사이좋은 모녀지간 같아 보였지만 에어리얼이 건담이라는 사실을 쭉 숨겨왔다는 점이 드러나면서부터는 무시무시한 흑막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파일럿들을 죽음까지 몰아넣을 수도 있는 건담에 딸을 왜 태운 건지, 왜 슬레타는 건담을 타면서도 영향을 받지 않고 멀쩡한 건지, 여러 의문들이 있지만 슬레타에게 전혀 설명해주지 않고, 그냥 슬레타를 위해서 그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슬레타는 엄마말이라면 아무 의심 없이 무조건적으로 믿고 신뢰합니다. 다음 시즌에선 아마도 슬레타가 엄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울지, 아니면 엄마 밑에서 쭉 세뇌당하면서 꼭두각시처럼 지낼지가 중요 시청 포인트가 될듯합니다. 미오리네는 시즌1에선 아버지 델링과 각을 세우는 장면이 많았다면, 시즌2에선 프로스페라 머큐리와 충돌하는 장면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좀 예상 밖의 전개이긴 하지만 이런 다크한 멘붕물 올만이라 좋네요ㅋㅋ 이런 멘붕 반전을 12화 마지막에 넣어버리다니... 어떻게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ㅠㅠㅠㅠ 그래도 시즌2는 올해 4월에 시작한다고 하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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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엣지러너'는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입니다. 2020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바로 그 게임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저도 데이원에 구입해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던 기억이 나네여... (이런저런 버그들이 있긴 했지만 플레이를 못할 수준은 아니라서 나름 재밌게 하긴 했습니다ㅋㅋ)

 

그 후로 2년이 지난 2022년에야 게임을 원작으로한 애니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 타이밍에 뒤늦게 무슨 애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게임 발매 전부터 애니는 22년도에 나오기로 계획되어있었다고 합니다. 2년 동안 패치를 통해 사펑은 나름 게임다운 게임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이제야 완성된 게임...) 애니 엣지러너의 성공 이후 제작사 CDPR은 2000만 장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게임의 수명 연장을 위해 제작사에서 게임 패치 타이밍을 계산해서 2022년으로 정한 것 같기도 합니다. CDPR 게임은 발매 후 한 2년이 지나야 완성된다는 것을 전작인 위쳐에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고수위 지리는 액션씬 ㄷㄷ

 

아무튼 원작 게임은 제껴두고, 애니에 집중해서 후기를 써보자면, 오랜만에 본 깔끔하고 강렬한 수작이었습니다. 게임 사이버펑크의 세계관과 트리거 특유의 작화 스타일이 만나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나이트시티의 화려하면서도 꿈도 희망도 없는 음침한 분위기를 매우 잘 살려냈습니다. 넷플릭스가 플랫폼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19금 딱지를 걸고 원작 게임의 수위를 가감 없이, 아니 그걸 능가하는 고수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게임에서 등장한 장소나 인터페이스, 사운드 등이 애니에도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게이머분들에겐 많이 반갑게 느껴지실 겁니다. 저는 게임을 했기 때문에 상관없었지만, 게임을 안 해보신 분들에겐 진행이 좀 불친절하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설명충 요소라고는 1도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보여주는데, 사이버펑크 장르에 익숙하면 빠르게 이해되겠지만, 이런 장르가 초면이라면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애니 배경은 게임으로부터 1년전 과거 시점이라서 게임의 주인공인 V나 조니는 등장하지 않고 데이비드라는 새로운 용병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데이비드는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어머니의 희생으로 값비싼 아라사카 아카데미에 재학하며 나름 엘리트 학생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게 되고, 권력과 돈이 없다는 것이 나이트시티에선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뼈저리게 배우게 됩니다. 트라우마 팀은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눈앞에 있는 환자조차 외면하고 떠나고, 어머니는 의사에게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허무하게 죽게 됩니다. 그 후엔 제대로 된 장례조차 없고, 화장 또한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는 것처럼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처리됩니다. 편리함과 효율이 극단에 도달하면 사회가 이런 형태가 되는 건가 싶어서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아들의 사회적 성공에 미친 듯이 집작 하던 어머니의 욕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 데이비드도 이제야 인지하게 됩니다.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보호망조차 없는 곳이 바로 나이트시티이며, 이곳에서 힘이 없다는 것은 곧 죽음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각성한 데이비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산데비스탄이라는 강력하지만 위험한 군용 임플란트를 이식하며 본격적으로 나이트시티 뒷골목의 삶을 시작합니다. 

 

10편 정도의 짧은 길이의 작품인데, 그 안에 임팩트가 정말 밀도있게 담겨 있습니다. 정이 좀 들만하면 등장인물들이 순식간에 끔살당해버리기 때문에; 이번엔 또 누가 죽을까 싶어서 계속 긴장하며 보게 됩니다. 단순히 많이 죽어나가서 밀도 있다는 말은 아니고, 미쳐 돌아가는 나이트시티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특히 후반에 데이비드가 완전한 성인이 되고 스토리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그 갈등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임플란트의 부작용으로 이성과 광기를 오가는 주인공의 멘탈을 세련되고 강렬한 연출로 구현합니다.   

 

보통 요즘 애니들은 다음 시즌을 염두해두고 만드느라 일부러 떡밥을 흘려놓거나 제대로 정리 안 하고 어영부영 끝나는 경우가 있는데, 엣지러너의 엔딩은 깔끔하고 임팩트 있습니다. 마지막엔 눈물까지 찔끔 날 정도로 감동이 있었습니다. 반응이 워낙 좋아서 시즌2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한데, 시즌1 등장인물들이 다 죽어나가서 스토리가 연결되진 않을 거 같습니다. 다른 주인공을 앞세워서 나이트시티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원작 게임도 시작 선택지가 3개나 있는 만큼 사펑의 세계관은 거대하기 때문에 이 세계관으로 게임 이상의 컨텐츠가 어디까지 나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위쳐 드라마가 나왔던 것처럼 사펑도 나중에 넷플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오지 않을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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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패밀리가 요즘 핫한 작품이라는 말을 많이 듣긴 했는데 왜 인기 있는지 보자마자 바로 납득했습니다ㅋㅋㅋ 이렇게 편하게 웃으면서 본 작품 진짜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코믹/일상물 재미없어서 잘 안 보는데 이 작품은 여기에 첩보 액션, 블랙 코미디 요소를 잘 버무려서 긴장감을 만드는 것이 매력 포인트입니다. 소재만 보면 나중에 시리어스 하게 스토리가 흐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존맛탱 캐릭터 맛집이라 앞으로의 스토리가 더욱 기대됩니다ㅠㅠ 2022년 1분기에 시즌1이 끝났고, 시즌2 (파트 2)는 곧 10월 (4분기)에 나온다고 합니다. 하... 10월까지 덕후가 살아야 할 이유가 생김....ㅠㅠ

아빠 로이드는 스파이, 엄마 요르는 암살자, 딸 아냐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 이 셋이 서로 비밀을 숨긴 상태로 위장 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야기입니다. 뒤에선 서로 극악무도하게 임무를 수행하지만 집에서 만큼은 친절하고 따뜻한 부모의 모습을 연기하는 로이드와 요르... 하지만 둘이 그렇게 신경 쓰는 아냐는 사실 처음부터 둘의 정체를 알면서도 그들을 부모님으로 받아들인 첩보물 중독자(?)입니다.

요르 포저는 표면적으론 평범한 시청 직원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가시 공주'라는 암호명을 가진 암살자입니다. 혼기가 찬 여성이 혼자 살면 수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암살자로서 계속 일하기 위해서 로이드와 무작정 결혼을 하게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만 살아온 살인 병기라서 일반적인 상식은 떨어지지만 작중 무력은 최강입니다 (탑급 스파이인 로이드조차 상대가 안 되는 그냥 세계관 원탑 최강자...). 하지만 평소의 모습만 보면 그 누구보다 상냥하고 여린 캐릭터입니다. 위장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아내/엄마로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며, 로이드와 아냐를 위해 난생처음 요리를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가족이 위협에 빠지는 순간 완전 눈이 돌아가면서 무시무시한 암살자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게 매력 포인트...ㅋㅋ

로이드 포저. 미션 수행을 위해 이 위장 가족을 만든 장본인이며, 로이드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많아서 이 작품의 메인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정신과 의사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황혼'이라는 암호명을 쓰는 스파이이며 업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전설적 인물인듯합니다. 변장술+기억력+관찰력+전투력 등 모든 부분에서 최상인 탑 스파이입니다. 모든 임무를 완벽하고 냉철하게 수행하는 완벽주의자 로이드가 유일하게 애를 먹는 부분이 바로 육아. 요르와 마찬가지로, 그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 않던 로이드가 위장 가족에게 감정을 느끼면서 서서히 변하는데, 이 두 어른이 성장하는 과정이야 말로 이 작품을 정말 '성장물'로 만드는 핵심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성장물로 분류되는 것에는, 단순히 어린아이 아냐가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의 성장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이 작품에서 가장 극한의 위치에 있는듯한 아냐 포저... 요르와 로이드의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지만 세계 평화를 위해 모르는 척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먼치킨 개사기 초능력입니다만 (여러 명의 생각을 동시에 읽을 수도 있고, 심지어 동물들도 가능!), 한 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노출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심한 경우엔 쓰러지기도 합니다. 요르와 로이드의 생각을 읽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은근히 도움을 주며 사실상 포저가의 핵심 인물입니다.

1쿨에서 잠깐 등장만 하고 소개되지 않은 식구가 있는데 바로 본드 포저, 미래를 예지 하는 능력이 있는 포저 가의 반려견입니다 (이 집안은 댕댕이조차 범상치 않은...;;). 2쿨에서 큰 활약이 기대되는 캐릭터입니다. 짤만 봐도 너무 귀여움 흑흑ㅠㅠㅠ

매력 철철 넘치는 캐릭터들, 유쾌하고 위트있는 스토리, 이쁘고 세련된 작화와 연출, 심지어 오프닝과 엔딩도 좋아서 거를 게 없는... 사실상 아직까지 비판할 부분이 없는 그저 갓벽한 작품입니다. 아무튼 다들 츄라이 츄라이ㅠㅠㅠ (이미 다 아는 작품이라 엄청난 뒷북 같지만 그래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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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 보니 뒤에 고양이가...? (의미심장)

제가 이 작품을 보게 된 건 이걸 백합물로 추천하는 트윗을 봤기 때문인데.. 어... 기대하던 거랑은 달랐으나 오히려 달라서 좋았습니다ㅎ. 쫄리는 추리, 서스펜스물에 환장하는 덕후라면 꼭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그 문제의 영업 짤만 봤을 땐 유루유리처럼 여학생들이 꽁냥 거리는 일상물같았는데ㅋㅋ 별생각 없이 보기 시작했다가 바지에 지릴 뻔... 

 

첫인상은 이능력 배틀물, 학원물 정도로 보이는 이 작품은 어마어마한 폭풍 반전을 1화에서 보여줍니다. 배경은 '인류의 적'에 맞서 싸우기 위해 이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엘리트 학교입니다. 주인공 나나오는 능력이 없는 무능한 학생으로 묘사되며 반에서 따돌림을 당합니다. 하지만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학생 나나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얻은 나나오는 자신의 능력이 바로 남의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임을 알게 됩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곳, 무능해 보이지만 사실 남의 능력을 캔슬시키는 개사기 능력을 가진 주인공... 이거 완전 어떤 시리즈의 토우마인데?? 토우마 같은 열혈 정의의 사도가 되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골 때리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나나오를 벼랑에서 밀어버리는 나나. 페이크 주인공이었던 나나오는 그렇게 순식간에 리타이어 해버립니다... 여기서부턴 어떤 시리즈가 아니라 미래 일기가 생각나더군요; (역시 웃상 핑크 머리는 무섭다...)

 

이렇게 귀여운 전학생이...
사실은 연쇄살인마...

기존의 밝고 명랑했던 모습을 지우고 차갑고 분석적인 본모습을 드러낸 나나는 자신이 나나오의 속마음을 읽은 게 아니라 오롯이 추리력으로 그의 생각을 읽어냈다는 걸 밝힙니다. 정부의 비밀 요원인 그녀의 임무는 이능력을 가진 학생들, 바로 '인류의 적'을 없애는 것. 학생들이 싸우도록 교육받은 '인류의 적'은 외계 생명체가 아니라 사실 이능력을 가진 자들, 학생들 스스로를 일컫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에 무능력자 인류와 능력자들은 큰 전쟁을 치렀고, 큰 희생 끝에 승리한 인류는 능력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인류의 적'이라는 외계의 적과 싸운다는 미명 아래 이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외딴섬에 있는 학교로 모은 것입니다. 작품 제목에 나오는 '무능한 나나'는 나나오가 아니라 무능력자 인류를 대표하는 나나였던 것이죠.

 

이능력자 학생들이 모인 학교가 배경으로 등장할 땐 식상한 느낌이 들었으나 '무능한 나나'의 진짜 의미가 드러나면서부터는 모든 것이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 나나는 똑똑하고 대범한 히어로 같기도 하고, 동시에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살인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웃는 얼굴로 학생들에게 접근해 그들이 가진 약점을 알아내고, 그 틈을 파고들어 거침없이 죽입니다. 나나의 표정과 목소리 톤이 상황에 따라 확 바뀌는 게 소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래에 학살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해도, 아직은 평범한 학생과 다름없는 이들을 등 뒤에서 찔러 죽이는 행위는 묘한 찝찝함을 남깁니다.  

 

이런 나나의 임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학생은 바로 불로불사의 능력을 가진 쿄우야. 이 학교의 진짜 목적이나 인류의 적의 정체에 대해 제일 먼저 의심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여동생은 이 학교에 먼저 왔으나 실종되었고, 나나오 또한 소리없이 실종된 것을 보며 이 섬엔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직감합니다. 겉모습은 4차원이지만 나나만큼이나 뛰어난 추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둘이 원투펀치를 주고받으며 두뇌 싸움을 하는 것이 흥미진진합니다. 무능력자인 나나가 어떤 지략으로 쿄우야를 비롯한 다른 능력자들을 속이고 그들을 죽이는지가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1화 이후로도 매 에피소드마다 엔딩을 기가 막히게 뽑기 때문에 숨 쉴 틈도 없이 술술 보게 됩니다.  

 

생각해보니 이거 백합 맞는듯...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작품의 분위기가 크게 바뀝니다. 쿄우야와의 치열한 두뇌 싸움보다는 같은 반 친구 미치루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나나는 미치루의 순수함, 진심어린 선의에 영향을 받아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냅니다. 그렇게 미치루는 나나가 처음으로 사귄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나나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 공격받는 미치루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되는데, 미치루는 본인의 치유 능력을 이용해 나나를 부활시키고 본인은 목숨을 잃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 

 

스토리가 끊긴 부분이 되게 어중간하게 느껴져서 원작 만화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당연하게도 원작은 아직 완결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애니는 원작에 충실하게 진행되었고, 오리지널 에피소드도 없었습니다. 나나에게 지령을 내리는 흑막 츠루오카나 위원회의 대한 떡밥은 수거되기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이시이 살인사건은 정리를 해주고 끝내야지;; 특히 처참한 블루레이 판매량으로 인해 2기가 나오기 힘들어진 상황이라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엔딩입니다. 미치루와 우정을 쌓는 부분은 나나에겐 큰 의미가 있었지만, 작품을 전체적으로 봤을 땐 분량이 과했던 거 같습니다. 잘 유지해온 서스펜스물의 긴장감이 확 빠지고 너무 말랑말랑 신파물로 끝이 나버린... 그게 제작진이 의도했던 그림 같긴 한데, 개인적으론 아쉽습니다 원작 진행 상황을 보니 스토리가 꽤 재밌어 보이는데, 앞으로는 원작이라도 찾아봐야 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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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이 블로그에서 이미 리뷰한 작품들입니다.

정통 백합 GL, 소프트 백합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 

 

애니

식령 제로

장르: 액션, 판타지

 

다크하고 비극적. 저의 인생 애니. 

 

2019.05.17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식령 제로 - 소중한 것을 잃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이윽고 네가 된다 

장르: 백합, 연애, 학원

 

정통 백합. 섬세한 감정 표현이 특징인 명작. 

 

2019.05.21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이윽고 네가 된다 - 날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없는 비극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장르: SF, 액션, 일상

 

미사카-쿠로코 관계성을 너무 좋아해서 소프트 백합으로 포함. 백합 요소 들어간 이능력 배틀물로 어과초만한 작품 없음ㅠㅠ 존잼.  

 

2020.05.19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어과초 T - 미치도록 그리웠다ㅠㅠ 7년만의 어과초!!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장르: 아이돌

 

여덕-여돌 쌍방 짝사랑(?)이라는 특이한 관계성. 아이돌 그룹 내에 백합 커플링 존재. 돌판 문화를 어느정도 이해해야만 볼 수 있는 작품.  

 

2020.08.23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 공감성 수치 치사량ㅠㅠ 덕후 살려ㅠㅠ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

장르: 마법소녀, 액션, 전쟁

 

얀데레 캐릭터의 일방적인 짝사랑(?)... 어과초 정도의 소프트 백합. 어과초보다 분위기가 더 무겁고 잔인한 연출이 있음. 

 

2020.08.24 - [애니 리뷰] - [리뷰/후기]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강추 백합 마법소녀물!!아스카 언니ㅠㅠ(멋있으면 다 언니임)

 

아주르레인(벽람항로)

장르: 액션, 미소녀?

 

솔직히 애니 자체가 좋다고 평가하긴 힘듦.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x 벨파스트 커플 케미가 개미쳤음. 상상하던 씹덕 요소 다 때려 넣은 커플이라 백합덕으로서 울면서 볼 수밖에 없었음. 

 

2020.08.24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아주르레인(벽람항로) - 내용은 모르겠는데 재밌으니 됐다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장르: 뮤지컬, 학원, 액션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독특한 장르ㅋㅋ 약간의 난해함, 반전 주의.

 

2020.10.11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소녀☆가극 레뷰 스타라이트 - 러브라이브를 기대했는데 우테나가 왜 나와...?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전생하고 말았다

장르: 이세계 전생, 코미디, 판타지

 

역하렘도 존재하지만 백합 쪽 서사가 더 찐이라고 생각함.  

 

2021.05.02 - [애니 리뷰] - [리뷰/후기]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영애로 전생하고 말았다 - 약간...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야!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장르: 학원, 드라마

 

리뷰 안 한 명작 1

이제 와서 리뷰하기엔 너무 유명하고 오래된 작품이라 리뷰를 안 함... 그래도 추천 리스트에 안 넣기엔 섭섭해서 포함. 저의 백합 입문작. 백합계의 교과서. 

 

속삭임

장르: 백합, 연애, 학원

 

리뷰 안 한 명작 2

너무 옛날에 본 작품이라 리뷰를 안 함;; 

정통 백합. '이윽고 네가 된다'랑 비슷한 재질로 상당히 재밌게 봤던 걸로 기억. 

 

 

게임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장르: 전략 RPG

 

여주인공으로 여캐 공략 가능. 에델가르트 공략을 위해 게임을 구매한 저는 후회하지 않음ㅠㅠ 

 

A Summer's End - HongKong 1986 (한여름의 끝자락 – 홍콩 1986)

플랫폼: 스팀

장르: 비주얼 노벨

 

정통 백합. 19금 씬 포함. 분명 명작인데 치명적인 문제는 아직 한국어 자막이 없다는 것. 하지만 추가할 계획이라고 함. 

 

2020.05.24 - [게임 리뷰] - [리뷰/후기] A Summer's End - Hong Kong 1986 - 초갓겜!! 백합 덕질 인생 다 걸고 맹세맹세!!ㅠㅠ

 

탐정뎐

플랫폼: 스팀

장르: 비주얼 노벨

 

정통 백합. 추리. 조선 시대물. 옛날에 모바일로도 미친 듯이 플레이했었던 게임. 백합물로서는 물론, 추리물로서도 잘 만들어진 게임. 백합 게임 원탑. 탐정뎐만큼 제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한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 

 

2021.05.19 - [게임 리뷰] - [리뷰/후기] 탐정뎐 - 백합 역사상 최고의 게임!! (반박 안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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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백합 애니 추천글에서 본 작품이긴 한데, 백합보단 역하렘 요소가 큰 것 같아서 미루다가 이제야 보게 된 애니입니다. 생각했던 거하곤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군요ㅋㅋㅋ악역 영애라고 해서 네이버 웹툰의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메데이아 같이 뭔가 카리스마 있고 지략적인 캐릭터가 나오나 싶었는데 이건 뭨ㅋㅋ

 

평범한 오타쿠의 삶을 살던 여고생 주인공은 사고로 인해 사망하고, 자신이 플레이하던 오토메 게임 (여성향 연애 시뮬 게임)의 악역 영애 '카타리나'로 환생하게 됩니다. 카타리나는 어떤 루트를 타던간에 엔딩에선 결국엔 죽거나 추방당하기 때문에, 주인공은 원작과 같은 파멸 엔딩을 피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합니다. 파멸 플래그를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남녀 가리지 않고 온갖 캐릭터에게 연애 플래그를 세워버리는 것이 개그 포인트입니다. 제가 악역 영애물을 잘 안 봐서 몰랐는데, 이 작품이 이런 장르물의 시초 격이라고 하네요. 이젠 악역 영애물의 클리셰로 통하는 스토리라고... 아니 난 처음 봤는데 이게 언제 클리셰가 된 거야...?ㅠ

 

 '파멸 영애'는 로맨스 요소보다는 코미디, 힐링물 느낌이 강합니다. 여러 상처를 가진 캐릭터들이 항상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카타리나를 만나서 치유받고, 그녀의 팬클럽 멤버(?)가 되는 것이 진행 패턴입니다. 원작 오토메 게임에선 주인공인 마리아와 이어지는 남캐들은 물론이고, 주인공인 마리아, 라이벌인 메리와 소피아 같은 여캐들까지 모조리 카타리나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어 그녀를 졸졸 따라다닙니다ㅋㅋ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카타리나는 높은 자존감, 공감 능력, 행동력 등을 통해 주변 이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나누어주는데, 저조차도 좀 반하겠더라고요. 저의 최애는 항상 쿨시크, 외로운 늑대 같은 캐릭터였는데, 이렇게 핵인싸 ENFP인 캐릭터에 호감이 가는 것은 난생처음인 듯...;; 

 

카타리나를 보는 내 맘...

똑똑하진 않지만, 사람 좋아하고, 먹는 거 좋아하고... 외향만 고양이지 속은 완전 댕댕이인 카타리나;; 로코물의 주인공답게 카타리나는 연애 감정에 매우 둔감합니다. 둔탱이 카타리나는 그냥 '다들 사이가 참 좋구나^^'라고만 생각할 뿐 주변 인물들이 가진 연애 감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주변 인물들에게 버림받고 추방당했을 때 생존하기 위해 농사를 배우고, 검술로 몸을 단련하는 모습을 보면 웃기면서도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ㅋㅋ 

 

가장 와닿았던 에피는 11화. 주인공이 죽기 전 생에서 친하게 지냈던 절친 '앗짱'이 카타리나와 꿈속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앗짱은 다시 소피아로 환생해서 카타리나에게 찾아오죠. 이것은 진정한 트루럽ㅠㅠ... 카타리나는 환생하기 전에도 플래그 마스터였던것...  막판에 예상치 못했던 히든 루트로 빠지면서 몰살 엔딩으로 갈 위기에 직면하지만, 그 순간 카타리나는 빌런에게조차 플래그를 꽂아버리며 그를 구원하고, 스토리는 해피 엔딩을 맞이합니다. 원작 주인공인 마리아가 그 어떤 다른 남캐랑도 연결되지 않고 우정 엔딩으로 끝난 것이죠. 마지막에 마리아가 진심을 고백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카타리나이기 때문에...ㅋㅋ 

 

곧 2기가 나온다던데, 1기에서 원작 게임 스토리를 다 뚫고 해피 엔딩까지 봤기 때문에, 2기에선 카타리나도 이벤트를 예상할 수 없는 오리지널 전개가 될 것 같네요. 가벼운 로코, 긍정 파워 치유물을 찾으시는 분들에겐 딱 좋은 작품인 듯합니다. 사실 진지한 걸 좋아하는 저에겐 좀 가벼운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실실 웃으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카타리나 넘 한심한데 넘 귀여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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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통수를 맞은 개꿀잼 애니!!

볼만한 백합 애니가 있나 서핑하다가 찾은 작품. 작품 소개를 보니 대충 여학생들이 떼로 나와서 꽁냥거리는 러브라이브나 케이온 같은 미소녀 학원물 작품이겠다 싶더군요. 사실 저는 라이트한 학원물은 취향이 아니라서 좀 꺼려졌지만 장르가 연극/뮤지컬이라길래 신선해서 시도해봤습니다. 만화 액터쥬나 웹툰 정년이같이 흥미로운 무대 연출을 보여주는 성장물을 기대하며 시작했는데...

 

아니 제가 도대체 지금 뭘 본거죠...?? 러브라이브가 아니라 마치 소녀혁명 우테나를 보는듯한 느낌이...??

 

기대했던 것...
실제로 본 것...

꽤 오래된 애니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소녀혁명 우테나는 '백합계의 에반게리온'이라고 불릴 정도로 난해하고 아방가르드한 연출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백합물이라기보단 여러 형태의 뒤틀린 감정에 대한 스토리...). 다 보긴 했지만 매 에피를 끝낼 때마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작품의 아우라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느끼게 되니 많이 당황스럽더군요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우테나의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밑에서 일을 했어서 우테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첫 화에서부터 느껴지는 축약된 스토리와 부족한 설명.... 우테나만큼의 매운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준비 안된 상태로 보면 좀 혼란스럽습니다.

 

카렌x히카리 찐사랑이야ㅠㅠㅠ

1화 시작부터 학교에 지각하는 주인공, 경쟁의식을 불태우는 학생들, 느닷없이 등장하는 전학생... 여기까지 봤을 땐 '정석적인 학원물 루트네^^'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도쿄 타워에서 추락하는 장면에서부터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 들다가, 첫 번째 오디션 장면부터는 그냥 장르가 바뀌어 버립니다. 장르가 꿈과 열정 가득한 스쿨 뮤지컬인 줄 알았는데 사실 치열한 배틀물이었던 것...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 오디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뱅크 신 (변신 장면과 무대 엔딩), 스테이지 중앙에 위치한 타워, 은유적인 전투 연출, 기린이 던지는 의미심장한 헛소리 등 우테나를 연상케 하는 요소들이 많이 보입니다 (결투장 타워, 듀얼리스트 전투, 네무로 기념관 엘리베이터...).

 

우테나도 전투씬에서 예술적인 연출을 많이 보여줬지만, 스타라이트의 전투씬은 다양한 연극 장치 + 노래가 곁들여진 뮤지컬 같아서 보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아니, 그냥 좀 재밌는 정도가 아니라 개꿀잼ㅋㅋㅋㅋ 처음엔 '싸우거나 뮤지컬만 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해!'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빨려 드는 마력이 있네요. 각 레뷰의 제목과 연출, 노래 가사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스토리가 보이는데, 은유적인 것들이 많아서 여러 번 돌려보며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메인컾 다음으로 좋아한 마야x클로! 수석x차석 컾!!ㅠㅠ

초반엔 캐릭터 개개인을 소개하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다가 후반에는 히카리가 전학을 온 이유, 이 오디션의 진정한 목적 등 떡밥들이 대거 풀리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엔딩에선 사실 스토리가 완벽하게 이해가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청 벅차오르고 감동적이더군요. 이것도 우테나 엔딩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ㅋㅋ

 

우테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타라이트가 주제나 스토리가 더 가볍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 보기가 훨씬 편합니다. 우테나는 재미없게 보신 분들이라고 해도 스타라이트는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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