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성공한 뮤지컬 중 하나인 '위키드'가 이번에 영화로 개봉했습니다.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지만 사실 이번 영화는 뮤지컬 파트 1 내용이고 파트 2는 내년 말에 개봉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1년짜리 인터미션이라고....ㅠㅠ
후기를 보면 1파트 스토리를 거의 3시간 영화로 늘려놔서 많이 지루하다, 스토리 진행이 별로 없다, 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지루함 없이 잘 봤습니다. 위키드 뮤지컬을 본 적도 없고 스토리 스포 전혀 없이 봐서 그런가 그냥 다 새롭고 재밌었어요ㅋㅋ '나쁜 마녀' 엘파바와 '착한 마녀' 글린다의 혐관에서 우정으로 변하는 이 애증의 관계성... 이런 거 너무 제 취향이거든요ㅠㅠ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과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소신을 지켜나가는 엘파바는 정말 주인공스러운 인물인데, 다른 주연캐인 글린다가 참 특이하더군요ㅋㅋ 진짜 머리 텅텅에 공주병 말기 캐릭터라서 재수 없는데 러블리해서 인기는 많고, 악의는 없어서 싫어할 수는 없는...? 사실 이런 악의 없는 샹뇬들이 최악이긴 합니다ㅋㅋ 지가 하는 행동이 나쁘다는 자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본인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린다는 엘파바의 타고난 마법 재능을 질투하고, 엘파바는 글린다의 가식과 나르시시즘에 치를 떱니다. 서로 물과 기름처럼 너무 달라서 절대 친해질 수 없는 사이처럼 보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오해를 풀고 절친이 됩니다.
엘파바는 능력을 인정받고 오즈의 마법사와 만나게 되는데, 엘파바는 마법사에게 말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동물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동물들을 말을 못 하게 만들고 그들을 납치한 장본인이 바로 오즈의 마법사였습니다. 사실 마법사는 아무 능력이 없는 아저씨인데, 타고난 마법 능력을 가진 엘파바의 힘을 이용해 동물들을 핍박하고 오즈의 나라를 다스리고 싶어 합니다. 엘파바는 정의를 선택하고 도망치는데, 글린다는 그런 엘파바를 말립니다. 마지막까지 엘파바는 글린다에게 자신과 같이 떠나자며 손을 내밀지만 글린다는 남기를 선택합니다. 엘파바의 능력을 그렇게 칭찬하던 교수 마담 모리블은 엘파바가 사악한 마녀라고 소문을 퍼트리고 무능하다고 쭉 무시해 왔던 글린다를 자신의 편으로 만듭니다. 떠나는 엘파바를 보며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절친을 사지로 내몬 마담 모리블을 선택하는 글린다의 모순된 선택에는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결국은 본인의 야망을 위해서 중요한 순간에 친구를 버린 거 같은데 이게 맞는 건가...?? 2부에는 본격적으로 원작 '오즈의 마법사' 스토리와 관련된 내용들이 나오면서 더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는 듯합니다. 2부에선 과연 글린다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계속 샹뇬... 의 모습을 유지할지 궁금하네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하면 역시 '디파잉 그래비티'입니다. 뮤지컬 영화엔 역시 겨울 왕국의 렛잇고나 알라딘의 스피치리스처럼 팍 터지는 넘버가 있어줘야죠. 글린다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쁜 마녀'로 다시 태어나는 엘파바가 부르는 노래인데, 반주가 나올 때부터 울컥하더라고요...ㅠ 이미 영화 오프닝을 통해서 엘파바가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 알기 때문에 앞으로 글린다도 없이 혼자가 될 엘파바를 생각하니 그저 눈물이... 흑흑.... 앞으로 한동안은 위키드 넘버들만 무한 반복으로 듣게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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