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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PS 독점 오픈 월드 어드벤처 게임으로, 원나라 일본 원정 시기의 쓰시마 섬 전투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팬들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동양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유비가 아니라 서커 펀치가 먼저 해버렸네요ㅎㅎ

 

일단 플레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바로 그래픽. 풍경 그래픽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알록달록 단풍이 든 숲, 시원하게 탁 트인 초원... 동양적인 자연미로 가득 찬 맵은 어딜 가든 지겹지 않고 눈이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론 풍경 장인으로 불리는 어쌔신 크리드보다 더 좋았습니다. 어크가 나중에 동양풍 배경을 들고 온다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ㅎㅎ

 

저는 전투할 때 총질하는 것보다 칼질하는걸 훨씬 좋아하는데 저의 검잡이 욕구를 충분히 채워준 게임이었습니다. 액션성은 사무라이 게임 중 최고이며, 초반에는 조금 단순하게 느껴지는 전투 방식이지만, 뒤로 갈수록 여러 자세와 스킬들이 추가되며 재미있어집니다. 어쌔신 크리드 팬이라면 익숙할 암살, 스텔스 스킬들도 많아서 적들에게 닥돌하는 플레이는 물론이고 조용한 암살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화면에 맵 마커나 미니맵이 존재하지 않고,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서 목적지에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새나 여우 등을 쫓아가면 맵엔 보이지 않는 숨겨진 장소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탐험을 유도하는 방식은 젤다 야생의 숨결이 생각나게 합니다 (프로듀서가 직접 야숨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함). 화면에 보이는 인터페이스를 최소화해서 화면이 깔끔해지는 것은 물론, 탐험 욕구도 자극해서 매우 마음에 드는 요소였습니다. 전에 어크 오디세이에도 탐험 모드라고 비슷한 게 있었는데 (마커 표시 없이 힌트만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모드), 그건 너무 귀찮고 시간 잡아먹어서 짜증 났었는데..ㅋㅋ 탐험도 적당히 쉬워야 따라가지, 너무 시간 잡아먹게 만들면 짜증 나서 하기 싫어져요ㅋㅋ

 

처음에는 전투가 너무 재밌고, 풍경 구경하며 맵 탐색하는 재미도 좋아서, 맵 다 오픈하려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하다 보니 반복적인 느낌이라 좀 지치긴 하더라고요... 결국 젤다보단 어크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스토리나 캐릭터들이 좀 밋밋하고, 여러 오픈월드에서 본듯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독창성은 떨어진다고 느껴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여러 게임의 장점들을 모아둔, 딱히 부족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만족스러운 게임입니다. 특히 편의성 부분에서는 최고라고 느껴집니다. 오픈월드에서 여러 잡템들 줍줍 하다가 인벤토리 지저분해지는 거 극혐 하는데, 고오쓰는 잡템도 딱히 없을뿐더러 인벤 정리도 깔끔합니다. 무기도 이것저것 바꿀 거 없이 하나만 업그레이드해주면 끝이라는 점도 편리해서 좋았고, 포션이니 음식이니 이런 거 싸들고 다닐 필요 없이 의지 게이지로 체력을 채우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장비 맞추고, 템 모아서 제조하고, 이런 귀찮은 요소들 없이, 단순하게 액션에만 딱 집중했습니다. 이 점은 다른 오픈 월드 게임들이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잡템들이 맵에 많이 널려있다고 해서 그 세계에 생동감이 더 생기는 건 아닌데 말이죠....

 

작품 내에서 후속작에 대한 암시가 상당히 많은 만큼 (망령이 몽골국으로 쳐들어 갈 거라는 소문, 자기가 죽으면 새로운 칸이 올 거라는 코툰 칸의 발언 등) 아마 후속작은 거의 확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런칭한 신규 IP를 방치할 리는 없겠죠 ㅎㅎ 저처럼  어크 시리즈를 재밌게 하셨던 분이라면, 고오쓰도 무조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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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로 유명한 락스타의 또 다른 대표 IP, 레데리

2010년 최다 GOTY를 수상했던 ‘레드 데드 리뎀션’의 프리퀄이자 정식 후속작으로서 발매 전부터 매우 큰 기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2018년 발매와 동시에 평론가들의 어마어마한 극찬은 물론 무지막지한 판매량을 보여주며 그해 고티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해 최대 고티는 갓 오브 워... 하지만 메타크리틱 점수는 레데리 2가 더 높았음). 발매 연기로 인해 약간의 우려가 있긴 했으나 결과물을 보고는 다들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발매 연기로 그 난리를 쳤던 사펑과 비교하면 정말 락스타의 발매 연기는 비교하기도 미안한 선녀 그 자체....

 

레데리는 2는 ‘GTA 5’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과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발매 시기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 같지만...). 노말 PS4로 플레이했는데도 불구하고 감탄만 나오는 그래픽을 선보입니다. 게임 시작할 때 로딩 시간이 좀 길다는 점만 빼면 최적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또 생각나는 CDPR..ㅠㅠ).

 

광대한 서부 시대를 묘사하는 표현력은 정말 최고

레데리라는 게임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GTA의 서부 총잡이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과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경찰/보안관들에게 쫓겨다니는 것이 주 내용인 자유롭고 역동적인 오픈월드라는 점이 공통적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분위기와 막장드라마 같은 스토리 모드를 가진 GTA와 달리 레데리는 훨씬 묵직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GTA와 레데리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문제점은 답답한 조작감과 불편한 빠른 이동입니다. 초반에는 빠른 이동이 아예 없다가 캠프를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생기는데, 무조건 캠프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빠른 이동을 하려면 마을 밖으로 나가서 텐트를 차려야만 하는데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다양한 돌발 퀘스트가 많다 보니 그걸 즐기라는 의미로 일부러 빠른 이동을 이렇게 디자인해놓은 듯합니다. 초반엔 분명 이런저런 퀘스트도 재미있고, 경치 구경하는 맛도 좋아서 괜찮았는데, 뒤로 가다 보면 같은 퀘스트들이 은근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맵이 넓어서 이동시간 때문에 게임이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과하게 현실적인 연출도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사냥을 할 때나 아이템 루팅을 할 때 리얼한 묘사를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신기하다가도 매번 이러니 많이 지칩니다. 죽은 적에게서 템을 주울 때 매번 옷 속을 뒤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집을 털 때도 서랍장 하나하나를 느릿느릿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죽은 사냥감도 매번 칼질을 하고 전신의 가죽을 쭉쭉 당겨 벗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NPC들과 상호작용도 과하게(?) 리얼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말을 타고 다니다가 컨트롤 미숙으로 행인을 툭 치기라도 하면... 그때부턴 무슨 테러리스트라도 나타난 것처럼 난리가 납니다ㅠㅠ

 

모션은 답답하고, 빠른 이동은 불편하고, 스토리도 느리게 진행되는지라 초반엔 재미를 느끼기가 힘든 게임입니다. 수려한 그래픽, 영화 같은 연출, 디테일하게 구현된 서부시대, 입체적인 캐릭터 등 명작의 조건을 다 갖춘 게임이기에 왜 메타크리틱 점수가 그렇게 높았는지 충분히 이해는 가는데 결정적으로 재미는 없는 게임...이라는 게 제가 받은 레데리 2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정말 잘 쓰였다는 건 알겠는데 왠지 손이 가진 않는 고전 명작 소설 같은 느낌? 평소에는 자극적이고 가벼운 웹소설을 더 읽게 되죠ㅠㅠ

 

저의 최애캐인 세이디ㅠㅠ

하지만 명작이 명작이라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고전 명작들은 초반엔 좀 힘들어도 꾸역꾸역 읽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확 몰입하게 되는데, 레데리 2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루한 게임이라며 욕하는 사람들조차 스토리에 대해선 대호평을 하며, 제가 이 게임을 1년간 놓지 않고 끈덕지게 플레이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중반까지도 심심해서 게임을 하다 말다를 반복했는데, 한 챕터 5쯤 들어서면 스토리가 급물살을 타면서 몰입도가 확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스포)))

범죄-> 도망을 반복하던 더치의 갱단이 계획했던 은행 강도가 크게 일그러지며 여러 동료들을 잃고, 주인공 아서는 결핵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시한부 선고를 받습니다. 죽음을 앞둔 아서는 범죄로 점철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스스로가 제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바로 남을 도왔던 때라는 걸 깨달습니다. 아서가 지금까지 이 모든 범죄를 저지른 것은 바로 리더 더치와 갱단 가족들을 위해서였으나 변해가는 더치를 보며 다 무의미했음을 느낍니다. 더치는 범죄자이지만 나름 의리와 원칙을 지키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고, 갱단 가족들은 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다가 더치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고 모여 살게 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치는 과거의 모습을 잃고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에만 급급한 비겁한 범죄자로 타락하며, 아서는 그런 모습에 환멸과 회의감을 느낍니다. 아서는 속죄를 위해 자신 때문에 상처 받았던 사람들을 찾아가 사죄를 합니다. 그리고 존 마스턴과 그의 가족이 갱단을 떠나는 것을 도운 뒤 배신자 마이카에 의해 큰 부상을 입고 결국 숨을 거둡니다. 에필로그에선 아서가 남긴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존 마스턴과 와이프 에비게일, 아들 잭이 살아남아 농장을 차리는 과정이 나옵니다. 존은 찰스, 세이디와 같이 배신자 마이카를 처단하고 농장주로서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냅니다.

 

마지막에 존과 아비게일이 결혼식을 올리고 다 같이 행복하게 춤추는 모습을 보니 벅참과 동시에 씁쓸함이 몰려오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미 레데리 1을 통해 알고 있으니까요. 존은 가족을 인질로 잡은 연방수사국에게 과거의 갱단원들을 잡아오라는 협박을 받고 다시 총을 들게 됩니다. 임무를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연방수사국에게 이용당한 뒤 살해당합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소극적이던 아들 잭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총잡이가 되고 연방수사국의 로스를 죽이면서 레데리 1이 끝이 납니다. 많은 이들이 희생을 통해 이 비극을 끝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잭조차 그 늪에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레데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바로 죄인은 언젠간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정한 반성과 희생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  아서는 피(red)로 물든 삶을 살았지만 죽음(dead)을 마주 본 순간, 속죄를 통해 마음의 구원(redemption)을 얻게 됩니다. 존 또한 가족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죗값을 치릅니다. 레데리의 진정한 재미와 의미는 범죄를 저지르며 피를 뿌리는 부분이 아니라, 저지른 죄에 어떠한 책임이 따르는지, 어떤 선택을 통해 속죄하고 유의미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흔히 범죄 오락물을 생각할 때 기득권에게 엿을 먹이는 통쾌한 스토리를 떠올립니다. 같은 스튜디오의 GTA만 봐도 범죄물이지만 완전 다른 느낌이죠. 게임을 할 때 오락성을 제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신다면 레데리는 많이 아쉬운 작품일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운과 경험을 줄 수 있는 게임이기에 지루해도 꾹 참고 플레이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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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해도 매력적인 나이트시티

 오래전부터 큰 기대를 받아온 AAA 게임들의 발매가 계획되어 있었던 2020년. 게이머들은 라오어2, 파판7 리메이크, 사펑을 기다리며 2020년이 게임 역사에 획을 남길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았지만, 2020년은 다른 의미로 레전드를 찍으며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 마무리를 확실하게 하며 가뜩이나 ㅈ같았던 2020년도를 관짝에 처넣고 못을 박아버린 게임, 사이버펑크 2077...

 

 위쳐라는 갓겜을 만든 게임 스튜디오 CDPR는 워낙 친유저적인 행보로 유명했기 때문에, 여러 번 게임이 연기가 되었어도 '그래도 CDPR이니까 믿고 기다린다'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국어 더빙까지 해주면서 대사 분량이 어마어마한 오픈월드 게임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배려를 해주었으니, 한국 게이머들은 더욱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연기와 크런치 논란, 요란한 진통을 겪으면서 발매된 사이버펑크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욕먹는 것 또한 요란했습니다. 2020년이 아니라 2077년에 나왔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빈정거림을 들어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버그...ㅠㅠ PC로는 그럭저럭 할만하다고는 하지만 콘솔 쪽은 거의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게임 역사에 남을 환불 사태까지 이르게 됩니다. 버그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가 기대 이하라는 평도 많습니다. 사실 이건 게이머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도 있는 듯...ㅠㅠ 게이머들은 트레일러를 보고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한 가상 세계를 기대했지만, 현실의 사이버펑크는 생각보다 자유도가 낮고, 거의 일직선 게임에 가까운 진행을 보여줍니다. 나이트 시티를 처음 볼 땐 빡빡한 건물들과 화려한 도시의 외관에 감탄하지만 사실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은 그렇게 많지 않고, 그냥 퀘스트 진행을 위한 배경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젤다나 스카이림같이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니면서 탐색하는 재미는 없습니다. 

 

주디는 사랑입니다...ㅠㅠ

  개인적으로 저는 이 게임을 매우 재미있게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스팀으로 다운받아서 지포스 나우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플레이했습니다. 사람들이 차를 통과해서 지나간다던지; 중간중간 NPC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던지 하는 자잘한 버그들이 있긴 했지만 저장했다가 세이브 파일 다시 불러오면 해결되더라고요. 지금까지 1인칭 게임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는데, 사펑을 하면서 왜 FPS가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1인칭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연출과 몰입감은 요즘 흔한 3인칭 오픈월드 게임에서는 느끼지 못해 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총기를 쓸 때 그 손맛... 총 쏘는 게임 지금까지 좋아한 적 없었는데 (차라리 칼질이나 활질을 선호) 사펑은 손맛이 참 좋았습니다. 주먹질을 하거나 블레이드를 쓸 땐 그 휘적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스카이림이 생각나는 모션ㅠㅠ) 더욱 총을 쓰게 됩니다. 아, 총이 아니라 해킹으로 적을 없애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장르가 FPS인 만큼 오직 해킹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건 무리이지만, 그래도 해킹 스킬이 높으면 게임의 난이도가 굉장히 쉬워집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려내는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스토리도 매력적입니다. 엔딩도 굉장히 다양해서 이것저것 선택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V에게 허락된 운명은 한정적...). 멀티 엔딩이긴 하지만 너무 막판에서 분기가 확 갈라진다는 게 좀 아쉬움이 들기는 합니다. 시작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루트가 세 가지인데, 프롤로그 부분만 다를 뿐 용병이 된 후의 전개는 동일합니다. 연애가 가능한 상대도 딱 4명, 성별에 따라 그 선택지는 더욱 줄어듭니다. 여자 V로 연애할 수 있는 상대는 주디(여)와 리버(남) 둘 만 존재하는데, 팬암과 케리는 오직 남자 V로만 연애를 할 수 있더군요. 저는 처음부터 주디와 연애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여캐를 선택한 저에게는 매우 다행이었습니다;; 서브퀘들 내용은 나쁘진 않은데 위쳐나 스핀오프 쓰론브레이커에서 느꼈던 퀘스트 디자인의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 게임들에선 게이머들을 매 선택 때마다 갈등하게 만들고, 나중에 그 선택이 낳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보여주며 통수를 후려갈기는 그런 쾌감이 있었는데, 싸펑은 너무 의미 없는 선택지가 많은 느낌입니다. 페랄레즈 부부 퀘스트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는데, 사실 그것도 결과가 확실하게 나지 않고 애매하게 떡밥만 뿌려놓고 끝나서ㅠㅠ V가 픽서들에게서 받는 의뢰 퀘스트도 많은데, 매우 반복적입니다. 위쳐에선 그런 의뢰들도 스토리가 재미있었는데, 사펑에선 퀘스트 스토리가 비슷비슷한 건 둘째치고 다 텍스트화 시켜놔서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어가며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편지나 메시지를 찾아 읽으면서 스토리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긴 한데, 모든 퀘스트를 그렇게 디자인해놓으니 눈 아프고 귀찮아서 안 읽게 돼요..ㅠ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한 게임입니다. 제 플레이타임은 지금 67시간 나왔는데, 아직 못 본 엔딩도 있어서 좀 더 하면 70시간 정도로 끝날 거 같습니다. CDPR가 욕은 충분히 먹었으니, 이젠 좀 정신 차리고 위쳐 3 때처럼 혜자 DLC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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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 게임은 스토리 덕후인 제가 무조건 걸러왔던 장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무쌍 게임의 인질이 젤다 야숨의 프리퀄 스토리라면? 이거슨 예구각... (하지만 싸펑이 연기되지 않았다면 안 샀을 텐데ㅠ)

 

처음 해본 무쌍이었는데, 제 예상보단 플레이가 은근 난이도가 있더라고요. 그냥 무조건 버튼만 난타하면 클리어하는 건 줄 알았는데;; 대형 몹들과 싸울 때는 꽤 집중해서 전투를 해야 하는 캐주얼한 소울류 느낌이 납니다. 원작 야숨처럼 회피 러쉬로 역공이 가능하고, 시커 스톤의 기능을 타이밍 맞춰 써주면 적의 스킬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스토리상 꼭 필요한 젤다, 링크, 영걸들 뿐만 아니라 서브퀘를 통해서 언락 할 수 있는 캐릭터들도 많습니다. 캐릭터들마다 다채로운 무기와 개성 있는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어서 골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결국엔 손에 제일 잘 맞는 서너 캐릭터 위주로 하긴 하지만;;

 

게임 컨텐츠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여러 서브퀘를 통해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고, 그걸로 체력이나 콤보를 늘리거나, 무기 강화 등이 가능합니다. 얻은 돈으로 훈련장에 가서 레벨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노가다 극혐 하는 저는 돈 생길 때마다 훈련장 가서 레벨업 시켜줬습니다. 메인 퀘스트 위주로 달린 저의 플레이타임은 25시간. 하지만 게임의 모든 컨텐츠를 다 하려면 50-60 시간 정도는 걸리는 듯합니다. 퀘스트 하나를 깰 때마다 맵에 마커가 새로 생기더라고요;; 좀 무서울 정도....;

 

하지만 결국 무쌍은 무쌍... 플탐이 한 10시간 넘어가니까 질리기 시작합니다. 퀘스트들이 조금씩 조건이 다르긴 하지만 결국 몹들 때려잡는 게 전부입니다. 메인 퀘스트 스토리는 본편 야숨의 프리퀄이 아니라 새로운 평행 세계로 진행됩니다. 예견된 비극적인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묵직한 스토리일까 싶었는데, 그런 건 아니고 미래에서 온 미니 가디언 테라코의 도움으로 재앙 가논에 싸워 이기는 왕도적인 스토리입니다. 비극 덕후인 저에겐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젤다가 링크와 영걸들을 모으고, 힘을 깨우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반부는 흥미로웠지만, 후반부에 가논이 깨어나며 전쟁을 치르는 스토리는 그냥저냥 평이하게 진행이 됩니다. 바퀴벌레처럼 달려드는 가디언들과 툭하면 재등장하는 커스 가논 놈들 때려잡는 건데 스토리가 뭐 있겠어요... 근데 그런 뻔한 스토리를 보다가 운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ㅋㅎㅎㅠㅠ 엔딩을 본 후에 열리는 테라코 퀘스트가 있는데, 그걸 완료하시면 히든 엔딩이 뜹니다. 전 유튜브로 찾아 본거긴 한데, 웃긴 게 히든 엔딩을 본 후에도 퀘스트가 또 열립니다 ㅋㅋㅋㅋ.... 아니 도대체 퀘스트가 얼마나 있는 거냐고;; 맵에 가득한 마커가 징그러운 수준ㅋㅋㅋ

 

무쌍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점수인 메타 79점을 받았습니다만, 보통 90점은 먹고 들어가는 기존 젤다 게임들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야숨의 그래픽과 분위기, 전투 요소들을 잘 살려서 만든 무쌍 게임입니다만, 결국 본질은 무쌍 게임이라는 것을 인지하시고 구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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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단간 쥔공이 여캐구나!'라며 신나게 다운을 받았는데...

독특한 설정과 괴랄한 전개, 통수의 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유명한 추리 어드벤처 게임 '단간론파'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일러스트만 보면 '이 씹덕겜은 뭐야...;;' 싶은데 시작하고 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V3는 단간론파의 4번째 게임이자 (1,2는 게임으로, 3은 애니로), 단간론파 제작진이 춘소프트를 퇴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춘소프트에서 의지가 있다면 이 시리즈를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V3가 단간론파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정식 발매가 취소되어버린 비운의 작품이지만, 저는 해외라서 스팀을 통해 다운받고 유저 한글 패치를 깔아줬습니다. 근데 한글 패치에 문제가 있는 건지 게임이 엄청 느리고 뻑뻑하게 돌아가더군요;; 설정에 들어가서 그래픽 좀 낮춰주고, 이것저것 바꿨더니 그래도 그럭저럭 돌아갑니다. 

 

단간 1,2편은 호평이었지만 애니로 나온 3에서 욕을 잔뜩 먹고 키보가미네 시리즈가 끝났기 때문에, V3는 기대보단 걱정이 더 많았습니다. 1,2편을 통해서 보여줄 건 다 보여준 느낌이고, 특히 2편의 어마어마하게 강렬했던 엔딩을 뛰어넘는 스토리가 나오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V3 후기를 보니 역시나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이 많아서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고 시작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골 때리게 재미있다니!!! 이런 갓겜을 왜 재미있다고 말 안 해준 거야 이 사람들아!!(그러고 보니 한국에선 이걸 할 수가 없구나...ㅠ)

 

저의 눈물 버튼이 되어버린 드뷔시의 달빛...

살인 트릭이나 각 챕터별 반전은 1,2편을 뛰어넘는 수준이며, 단간론파 특유의 몰아치는 엔딩 또한 여전한데, 이번의 반전은 2편의 엔딩이 주었던 충격을 뛰어넘습니다. 단순히 반전을 위해 반전을 쑤셔 넣는 그런 허술한 스토리가 아니라, 오프닝 영상이나 프롤로그에서부터 떡밥을 뿌리며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초반에는 1,2편의 그림자를 밀어내기 위해 의식적으로 비틀어서 반전을 넣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챕터 1에서는 시작부터 주인공 아카마츠와 미스테리한 능력자 아마미가 아웃되어 버리죠. 아카마츠는 당연히 주인공이니까 살 것 같았고, 아미미처럼 능력을 잊어버린 캐릭터들은 언제나 중요 캐릭터로 등장했기 때문에 얘도 나름 생존할 것 같았는데...ㅠㅠ 하지만 아카마츠는 수상한 행동들을 너무 많이 해서 재판 전부터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게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단간론파 주인공이 드디어 미소녀구나 싶었는데ㅠㅠ.... 아마미랑 비주얼 합 좋다고 혼자 좋아했는데 둘 다 죽고 충격이 커서 잠시 게임 중단했습니다ㅋ큐ㅠㅠㅠ 하지만 이때 충격은 정말 새발의 피였던 것... 

 

챕터 4에서 오마가 대놓고 흑막이라고 스스로의 정체를 밝힐 때 저는 제작진이 1,2편의 스토리를 너무 의식해서 일부러 흑막을 수상하게 만든 줄 알았습니다;; 1,2편의 바쿠야, 코마에다의 뒤를 잇는 트롤+돌아이 캐릭터가 바로 오마인데, 기존의 트롤러들은 항상 '나쁜 놈 같지만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닌' 컨셉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좀 다르게 정말로 나쁜 캐릭터를 만든 줄 알았습니다.  '제작진들 감 다 죽었네 흑막 정체 너무 김 빠짐ㅉㅉ' 라고 잠시 생각했던 똘추가 바로 저입니다ㅠㅠ

 

그렇게 하루마키를 위해 몸을 던진 모모타, 모노쿠마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버린 오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만... 챕터 6에선 그 눈물이 쏙 들어가고 대신 눈알이 튀어나오는 전개가 됩니다. 

 

네, 이 모든 건 다 페이크였습니다^^ 그리고 흑막의 정체는 바로 저였네요^^.... 

 

로코의 정석을 보여주던 모모타x하루마키ㅠㅠ

이전의 키보가미네 학교는 물론 지금까지 일어난 살인게임들은 모두 '단간론파'라는 게임의 내용이었고, 이번 V3는 그런 픽션의 설정을 차용한 현실 게임이었던 것입니다 (V3라는 이름도 53번째 게임이라는 뜻...). 그리고 이 단간론파라는 시리즈, 살인게임을 지속하게 만드는 흑막은 바로 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단간론파의 팬들이었습니다. 바로 너와 나^^... 

 

아니, 물론 단간론파가 픽션인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게임에서 대놓고 '이건 다 구라야!!!'라고 말을 하니 몰입도가 와장창 깨져버리더군요;;; 지난 몇 년간 게임, 애니 등을 통해 꾸준히 쌓아놓은 단간론파 설정들을 한방에 다 날려버리는 미친 짓을 하다니;;;; 심지어 V3에 나온 캐릭터들은 과거 기억+성격 모두 다 개조가 되어버린, 픽션 캐릭터들처럼 설정을 부여받은 인물들이었습니다. 제가 본 캐붕 중 정말 역대급 캐붕인 듯... 이걸 캐붕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실제론 의심많은 성격의 아카마츠...

재미있게 플레이하다가 갑자기 흑막이라고 욕먹음 + 지금까지 덕질하던 캐릭터들 설정 다 가루 됨 = 플레이어 멘탈 개박살...

 

게임 내에서 시로가네가 친절하게 말해주듯, 픽션의 '절망'이 정말로 모니터를 넘어 현실로 침범하는 느낌이었습니다;; 1,2편에서 표현하던 절망은 게임 안의 캐릭터들 한정이었는데, V3의 절망은 현실의 플레이어들이 타켓이었던 것입니다. 순간 현타가 확 오면서도 동시에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런 미친 전개를???' 라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고요. 마무리는 희망도 절망도, 픽션도 현실도 아닌, 주어진 선택지를 넘어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해나간다는 나름 해피/열린 엔딩입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선 슈이치와 일행들을 살린 것이 결국 플레이어들의 선택이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저처럼 멘탈 나간 플레이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줍니ㄷ....아니, 위로를 주긴 주는데, 챕터 내내 플레이어 욕하다가 막판에 이렇게 태세 전환을 하니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요....?

 

스토리가 너무 말도 안 되게 재밌고, 말도 안 되게 골 때리는데, 동시에 왜 호불호가 갈렸는지도 확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제 멘탈을 들었다 놨다 한 게임이 있었나 싶습니다. 확실한 건 이런 스토리로 게임을 마무리할 생각을 하다니, 단간론파 제작진들은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린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ㅋㅋㅋ 이게 최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장 단간론파다운 모습으로 시리즈의 막을 내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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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대 전설의 멍뭉이들! (2회차에서 잡을 수 있다)

이번에 플레이한 포켓몬 실드는 제가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해본 포켓몬 게임입니다. 꼬꼬마 시절 포켓몬 레드/블루, 금은 정도 에뮬로 깔짝 거리던 게 전부인 포알못이라... 발매 전부터 포켓몬들이 타노스 당했느니, 그래픽이나 연출이 모바일 게임 수준이라는 유저들의 혹평이 많았던 게임이고, 개인적으로 딥한 스토리 덕후로서 가벼운 스토리의 포켓몬을 깔보는 마음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자존심 상하게도 꽤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포켓몬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하는 재미가 더 좋다...

일단 자동 저장, 빠른 이동 등 편의성이 대폭 강화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 요즘 게임에선 굉장히 당연한 기능들인데, 이런 걸 일부러 잘 안 해주는 일본 게임들이 많아서...ㅠㅠ). 옛날에는 비행 기술을 습득해야만 도시 간 이동이 가능했는데, 이번 게임에선 공중 택시를 통해 스토리 초반부터 빠른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박스에 보낸 포켓몬도 포켓몬 센터에 있는 컴퓨터에 접속을 해서 데려오는것 아니라, 가방을 열어서 바로 포켓몬을 데려오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술 머신도 소비되지 않고 계속 사용 할 수 있고, 포켓몬 센터에 가면 잊은 기술도 쉽게 재습득할 수 있습니다.  전투 또한 편의성이 늘었습니다. 한번 전투한 포켓몬에 관해서는 상성이 바로 눈에 보이게끔 되어서 상성표를 찾아 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초기와 달리 이젠 직관적으로는 알 수 없는 상성들이 워낙 많아서 이렇게 표시를 해주니 편하고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 추가된 주인공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헤어 스타일, 염색, 메이크업, 의상 등 꽤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데, 너무 귀엽고 이쁩니다ㅠㅠ 

 

야청 언니 너무 좋아 꺄아아ㅏㅏㅏㅠㅠㅠ

주인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NPC들도 디자인이 정말 이쁘고 매력 있었습니다 (포켓몬 디자인은 버리고 인물 디자인을 선택한 이번 세대....). 특히 야청 언니ㅠㅠ (야광봉 붕붕)!!! 소니아 언니랑 옛날부터 친구였다는 설정도 개발립니다ㅠㅠ!! 심지어 투잡으로 모델까지!!! 아 그리고 라이벌 마리도 개귀엽고 존예!! 호브는 좀 그만 나오고 마리 분량 좀 더 늘려주지 흐긓ㄱㅠㅠㅠㅠ 크흠... 아무튼 NPC들 캐릭터 디자인하며 설정도 상당히 잘 짜 놨는데, 정작 그런 건 리그 카드에만 적혀있지, 게임 플레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체육관 관장들 관련해서 소소한 서브 퀘라도 있었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전투 한번 하고 바로 퇴장하다니;;; 그나마 1회 차 엔딩 끝나고 2회 차 플레이 (2회차라기보단 1회 차 이후 에필로그)에서 레어 리그 카드와 같이 재등장해서 반가웠습니다. 이런 좋은 캐릭터들을 데리고 잘 못 써먹는 느낌이라... 스토리가 조금만 더 다채로웠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포켓몬에 이런 걸 바라는 건 안 되겠죠..?ㅠㅠ (찾아보니 '새벽빛의 날개'라는 가라르 지방을 배경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있네요;; 일단 이거라도 봐야 할 듯...) 

 

2회차에서 받을 수 있는 레어 리그 카드!!

물론 단순한 스토리로 전연령을 공략한다는 한다는 것이 포켓몬의 장점이긴 합니다만, 이번 게임의 후반에 등장하는 흑막의 행동엔 개연성도 떨어져서 플레이어를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1회차 엔딩이 끝나고 꾸벅졸음숲에서 이어지는 2회 차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1회 차 때보다 재미는 더 있었지만, 개연성 부족한 건 마찬가지... 포켓몬 하면서 스토리 지적하는 거 자체가 좀 민망한데... 아무튼 포켓몬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시다ㅠㅠ

 

하여튼 이번 소드/실드는 편의성을 높이고, 진입장벽을 확 낮춘, 뉴비 입문작으로는 상당히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어차피 저 같은 뉴비는 기존에 있던 포켓몬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갈려나간 포켓몬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게임을 두 가지 버전으로 뽑는 게임프리크의 전통은 여전합니다. 차이점은 등장하는 몇몇 포켓몬들과 포켓몬들의 등장 확률이 좀 다르며, 이번에는 2개의 체육관의 관장과 타입 또한 다르다고 합니다 (실드: 고스트, 얼음/ 소드: 격투, 바위) 근데 그냥 모두 다 한 게임에 때려 넣고 만들 수는 없는 건가요....? 스토리 플레이 타임도 별로 안긴데, 그냥 체육관 한두 개 더 추가해서 만들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후.... 저는 실드만 하고 끝낼 거지만, 제가 조금만 더 진심인 포덕이었다면 두 버전 다 구입하고 호구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ㅋ큐ㅠㅠ 참고로 메인 스토리 1회 차만 했을 때 플탐은 30시간 정도였고, 그 후에 자시안/자마젠타를 잡을 수 있는 에필로그 (2회 차)는 추가로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 후에 슛시티 토너먼트니, 배틀타워니 깔짝거리면서 돌아다니니 한 35시간 정도였습니다. 포켓몬은 엔딩을 본 후 파고들 때부터 진짜라는 말이 있던데, 저는 그렇게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이쯤에서 마무리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타디움에서 다이맥스 해서 싸우는 그 분위기가 좋아서 종종 생각날 때 들어갈 듯ㅎㅎ

 

게임프리크는 전통적으로 확장팩을 풀 프라이스로 재판매하는 상술을 부렸으나, 이번엔 준수한 가격의 DLC 익스팬션 패스를 판매하는 걸로 전보단 나아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익스펜션 패스도 소/실 2종류ㅎㅎ....). 2개의 확장팩과 예전에 추가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타노스 당한 포켓몬들 일부를 컴백시켰습니다. 2개의 확장팩 중 '갑옷의 외딴섬'은 최근에 발매되었고, '왕관의 설원'은 2020년 가을에 추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플탐이 매우 짧아서 저같이 추가 스토리만 보고 DLC를 구입하는 분들에겐 비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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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체, 이 색감, 이 갬성...미쳤다...ㅠㅠ

'A Summer's End - HongKong 1986 (한여름의 끝자락 – 홍콩 1986)' 은 2020년 4월에 스팀에 올라온 따끈따끈한 신작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홍콩 영화와 80년대 애니메이션, 그리고 시티 팝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독특한 분위기의 게임은 일러스트만 봐도 범상치 않음이 느껴집니다. 이 정도 수준의 작화를 보여주는 비주얼 노벨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이런 미친 아트워크를 가진 게임이 심지어 GL이라니!! 백합 게임 자체가 드문데, 이렇게 고퀄리티의 백합 게임은 정말 가뭄의 단비와 같습니다ㅠㅠ 

 

그림+음악+스토리+게임 조작 편의성까지... 깔게 없는 그냥 완벽한 게임이었습니다. 백합물 특유의 섬세한 내면묘사는 물론, 19금 씬 수위도 꽤 화끈합니다. 행위 자체의 수위가 높다기보단 그림, 음악, 분위기 조합이 정말 환상적...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짤 보고 영업 안당하면 인간 아님 ㄹㅇ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타인에게 마음을 닫게 된 주인공 미셸이 본인과 정반대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샘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로맨스물이자 성장물입니다. 꽉 막힌 범생이 미셸은 누가 봐도 찐 이성애자인데 (사실 연애 자체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음), 샘은 인기 많은 존예 레즈비언 언니입니다. 둔감한 미셸이 샘한테 파워 철벽 치는 게 답답하면서도 웃깁니다ㅋㅋ 특히 게임 초반의 미셸은 미성숙하고 두려움이 많아서 샘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을 꽤 자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다 이해하고 받아주는 샘은 정말 벤츠 그 자체ㅠㅠ  샘이 나올 때마다 사실 저는 스샷 찍느라 바빴습니다ㅋㅋ  캐주얼한 옷도 이쁘고, 화려한 옷도 이쁘고, 샘 이즈 뭔들ㅠㅠㅠ 언니ㅠㅠㅠ (야광봉 붕붕). 성격이 완전 정반대인 두 캐릭터가 서로에게 끌리는, 고전적이면서도 재미를 보장하는 로맨스를 보여줍니다. 백합 웹툰 '이성연애박사'랑 비슷한 바이브가 느껴지는데, 그 웹툰의 메인 커플을 좋아하셨다면 미셸-샘도 취향에 맞으실 겁니다. 연애 1도 모르는 둔감한 연하와 이쁘고 잘 나가는 (근데 내면에 상처 있는) 연상 커플ㅋㅋㅋ

 

박력 연하 키스!!! 워후!!!

게임의 스토리는 단순히 두 사람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는 홍콩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그 시대의 문화, 혼란스러웠던 사회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80년대 홍콩 영화와 음악, 정치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그런 배경을 알고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몰라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고, 저에겐 새로운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습니다. 1986년도의 홍콩은 경제적으론 풍족했지만, 영국이 중국에 홍콩 반환 협정을 체결하며 정치적으론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인권과 법치주의 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민을 떠났고, 지금 제 주변의 있는 홍콩 친구들도 다 그때 부모님들이 홍콩을 떠나 북미로 이민을 오신 분들입니다.  게임 내에서 미셸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며 이민을 이야기하는데, 샘은 누군가는 남아서 이 땅과 이 곳의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게임의 배경은 30년도 더 된 옛날이지만, 인물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지금 홍콩의 상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 엔딩 후 크레딧을 다 보고 나면 제작진이 전하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제작진이 홍콩이라는 도시에 가진 애정, 그리고 현재 홍콩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언급을 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깁니다.

 

힙한 레트로 갬성이 느껴지는 배경과 의상! 본격 눈호강 게임ㅠㅠ

제작진은 두 여인의 관계를 단순히 판타지적 로맨스로 표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샘과 미셸,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사회적, 정치적 허들은 아직도 존재하며 (홍콩에선 현재 진행형인 싸움), 그런 자유와 권리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게임 내에서 샘과 미셸이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의 내용도 보면, 사회의 억압에 맞서 싸우다가 결국은 무너지는 주인공에 관한, 상당히 암울한 스토리입니다. 그 영화를 처음 본 미셸은 주인공의 삶을 '부질없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 영화와 그 영화에 등장했던 배우의 삶은 암울했지만, 그 작품을 본 후세의 사람들이 변화를 이끌어 낸다면 그 의미 없고 암울해 보이는 영화도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이 게임의 제작진들은 그러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이라고 하긴 좀 애매한 장르의 비주얼 노벨이지만, 그래도 게임이니까 조작 편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선택지가 뜨는 스크린은 물론 아무 지점에서나 저장이 가능하며, 저장 스롯도 넉넉합니다. 저는 처음 본 기능인데, 마우스 스크롤을 이용해서 전 페이지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보통 로그로 지나간 대화를 읽을 수는 있지만, 장면을 반복하는 기능을 못 봤거든요. 꼭 웹툰 보듯이 앞뒤로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읽는데, 엄청 편했습니다. 일러에 힘을 준 게임인 만큼 스샷 찍는 법도 쉽고, 대놓고 스샷 찍으라는 듯이 대화창 없는 포토타임(?)도 넉넉하게 줍니다. 그리고 대화 스킵 기능도 세분화되어있어서 엔딩 후에 갤러리 완성하실 때 매우 편합니다 (퀀틱 드림 보고 있니?ㅠㅠ). 사실 이런 대화 스킵 기능은 선택지나 루트가 많이 갈라지는 게임에서 유용한데, 이 게임은 거의 일직선이나 마찬가지라서 살짝 아쉽습니다. 이 작품이 오라클 앤 본 스튜디오의 첫 작품이던데, 이거 흥해서 다음 작품은 스케일이 좀 커졌으면 좋겠네요.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은 살짝 아쉬운 플레이 타임. 플레이 타임은 약 7-8 시간 정도이며, 2가지 엔딩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배드 엔딩 선택지는 누가 봐도 명확해서, 진 엔딩 보는 건 매우 쉽습니다. 아, 그리고 공짜 DLC인 '어덜트 패치'는 꼭 다운로드하셔야 합니다!! 이걸 적용해야 19금 씬들이 추가되는데, 이게 없어도 스토리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은 없습니다만, 갤러리 완성하려면 필수입니다 (물론 성인이 아니시라면... 깔지 마세요...). 샘과 대화 선택지를 통해 쌓인 호감도에 따라 언락 되는 씬이 달라집니다. 일단 처음엔 공략 없이 하시고, 갤러리에 비어있는 칸들은 나중에 공략 보면서 채우시면 됩니다. 필력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평범한 수준인데, 그림들이 진짜 너무너무 이쁘고 환상적이라 필력에서 살짝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줍니다. 수위는 저에게 딱 적당하게 느껴지는 레벨이었습니다. 

 

어덜트 패치 깔아서 게임 폴더에 넣고, 옵션 '패션 패치' 적용 하셔야 합니다!

아직 제공하는 언어가 영어밖에 없다는 게 치명적 문제이긴 한데, 나중에 일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른 언어들도 나올 계획이라고 하니, 한국어가 나온다면 꼭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스팀뿐만 아니라 콘솔과 모바일로도 출시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속편이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발ㅠㅠㅠ). 아직 샘의 엄마에 대한 떡밥이 다 안 풀린 느낌이 들고, 세실리아도 조연으로 살짝 등장하고 빠지기엔 너무 아까운 캐릭터... 그리고 초반에 미셸의 상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상사도 중요 캐릭터 일 줄 알았는데 결국 등장을 안 하시더군요;;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는데.... (상사-미셸-샘-세실리아 사각관계 상상했던 내가 쓰레기인가요...?ㅠㅠ)

 

여하튼 이렇게 만족스러운 백합물을 접한 게 오랜만이라 백합뽕이 가득 차오르네요... 이런 느낌의 백합물 또 없으려나ㅠㅠ 홍콩 1986 때문에 눈이 너무 높아져서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거 같아서 걱정스럽네요. 오라클 앤 본 스튜디오 너네가 책임져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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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월드 게임을 재정의한 게임 젤다 야숨!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야생의 숨결)' 은 나왔을 때부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게임이라는 평을 받으며 갓 출시된 스위치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필구작'으로 불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콘솔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바로 이 야숨 때문이었네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젤다 신작에 대한 글들이 많아서 그때 호기심에 젤다, 닌텐도, 콘솔 게임 등등을 검색해보기 시작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때 결과적으로 스위치가 아닌 플스(...)를 질렀습니다. 알아볼수록 닌텐도보다는 플스 쪽이 제 취향에 맞는 거 같았거든요.  아무튼 그 유명한 젤다 야숨을 이제야 플레이해봤습니다. 그리고 왜 다들 이 게임을 그렇게 칭송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시작할 때 게임이 불친절해서 몰입하기 힘든 게임이라고 들었는데, 전 기대보다 훨씬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작하는 동굴에서 나오면 바로 튜토리얼 진행을 돕는 npc를 만날 수 있고, npc 지시대로 이곳저곳 다니면 튜토리얼 구역은 어렵지 않게 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절한 초반 진행이 끝나고 나면 4 신수를 깨우고 대재앙 가논을 물리치라는 커다란 목표만 주어질 뿐 어디서부터 어떻게 모험을 할지는 플레이어의 자유입니다. 플레이어의 개척심을 자극하며 탐험의 묘미를 잘 살린 점이 스카이림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스카이림보다 그래픽, 모션, 액션, 퍼즐 등 여러 면에서 더 우월하게 느껴집니다. 스카이림의 캐릭터 모델링이나 모션, 타격감을 정말 끔찍할 정도로 구려서 젤다에게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좀 미안하네요...(물론 젤다는 훨씬 최근 게임이라 비교를 하면 안 되지만, 사실 스카이림은 동시대 게임들과 비교해도 별로임...)

 

신수/가논을 상대하는 메인 퀘스트를 제외하고 게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륙에 퍼져있는 수많은 사당들입니다. 체력과 스태미나를 늘리기 위해 거의 필수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각 사당에선 여러 아이템을 이용해서 풀 수 있는 다양한 퍼즐들이 존재합니다.  퍼즐이 너무 쉽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고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해서 정말 디자인이 잘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얼핏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핵심만 파악하면 쉽게 풀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를 유지합니다. 다른 어드벤처 게임들에선 퍼즐의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과하게 복잡하게 만들거나, 괴랄한 노가다 요소를 넣어서 시간 잡아먹게 만든다거나 그런 짜증 요소들이 있는데, 젤다 퍼즐 앞에선 그냥 감탄만 하게 됩니다.    

코끼리 신수에서 만나는 영걸 미파... 제일 짠하고 뭉클했던 영걸ㅠㅠ

신수 안에는 조금 더 복잡한 퍼즐이 존재합니다. 제가 처음 만난 신수가 코끼리 신수인데, 퍼즐을 하면서 진심으로 여러 번 충격받았습니다. '맵 디자인을 이용해서 이런 퍼즐이 가능하다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발하더군요.  툼레이더, 언차, 갓옵워, 어크 등 이런저런 게임에서 퍼즐을 접해봤지만 젤다 야숨은 '이게 바로 진정한 어드밴처 게임의 퍼즐이다!!'라고 몸소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야숨이 제가 처음으로 해보는 젤다 시리즈여서 그런지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지는지도... 아무튼 젤다 시리즈가 왜 이렇게 유명한지 이제 알겠더군요. 

 

이런 기발한 퍼즐들을 탄생시킨 건 디자이너들의 상상력뿐만 아니라 미친 수준의 상호 작용을 가능케하는 물리 엔진의 덕이 큽니다. 아이스 메이커, 폭탄, 자석, 타임록 등의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용도가 무궁무진해서 게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퍼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비가 오는 날엔 금속 무기에 치는 벼락을 이용해서 몬스터를 공격한다던지, 길목을 막는 가시덤불을 불로 태워 없애는 건 물론이고, 그 불길의 기류를 이용해서 패러슈트로 날아오를 수 있다던지... 다른 오픈월드 게임에선 듣도 보도 못한 수준의 상호 작용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 코믹한 요소도 많은 젤다ㅋㅋ

어드밴쳐 물로서 퍼즐과 탐험 요소에 대해 계속 칭찬했지만, 사실 야숨은 액션 게임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의 타격감과 손맛을 자랑합니다.  방패 패링이나 회피 러쉬 같은 액션 게임 같은 스킬들이 등장하는데, 저는 똥손이라 실전에서 거의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액션 게임 고인물들은 라이넬이나 가디언 이런 애들 그냥 맨몸으로 족치고 다니시더라고요ㅠㅠ  무기의 종류도 다양하고 거지 같은 내구도(...)로 인해 다채로운 무기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분명 갓겜이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무기의 내구도 - 아무리 좋은 무기도 결국 쓰다 보면 파괴되며 (마스터 소드 제외), 수리 불가능.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무기 사용을 강요하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입니다.

 

링크의 처참한 체력과 스태미나 - 특히 게임 초반엔 링크가 워낙 유리몸이라 잡몹한테도 한두 대 맞고 뻗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속아서 어린이용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순한 맛 다크 소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의 난이도. 

 

난이도 조절 불가능 - 위와 비슷한 내용. 난이도 조절 기능이 없다 보니 똥손은 그냥 웁니다...ㅠㅠ

 

공략을 봐야만 알 수 있는 파고들기 요소 - 예를 들어 방한복을 얻기 위해 필요한 레시피라던지... 공략을 알면 금방 깰 수 있지만 혼자서 알아내기엔 힘든 퀘스트들이 많습니다. 이리저리 탐색하면서 스스로 알아내는 게 게임의 묘미라고 하지만, 솔직히 시간 낭비라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아직 제가 엔딩을 보진 못했지만, 스토리는 사실 굉장히 단순하고 왕도적이며, 특별한 전개가 있진 않습니다. 젤다는 이미 작가가 만들어 놓은 스토리를 따라가며 감상하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탐험을 하면서 겪는 '경험'에 포커스를 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게임의 스토리에만 집중하는 '스토리 덕후'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스위치를 구입하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젤다나 동숲처럼 스토리보다 경험 자체에 집중하는 게임들도 꽤 재밌다는 걸 말이죠. 게임 불감증이 느껴질 땐 평소엔 안 해봤던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걸 무서워하는 겁쟁이인데 게임만큼은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재밌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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