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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국에 짤만 봐도 힐링 되는 모동숲!

어제 다운로드 받아서 어제랑 오늘, 이틀 즐겼으니 리뷰라고 하면 너무 민망하고, 그냥 간단한 후기만 써보겠습니다. 모동숲이 넷에서 하도 난리라 해보고는 싶은데 취향에 안 맞는 거 같아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저는 무조건 서사를 가진 게임을 하는 '스토리 덕후'입니다. 언제나 기승전결이 뚜렷한 스토리가 존재해야 하며, 심즈 같은 샌드박스 게임이나 타이쿤 게임도 다 거르는 사람입니다. 영화나 책과 마찬가지로, 게임도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튼 그런 저에게 동숲은 무조건 걸러야 하는 게임이었으나, 동숲 스위치를 산 마당에 동숲을 안 하는 건 너무 아쉽다 싶어서 충동적으로 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난생처음으로 동숲이라는 게임을 접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좋습니다. 일단 정말 귀엽습니다. 이렇게 아기자기함이 극대화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임은 동숲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이 취하는 모션, 대화 내용, 말버릇 등 소소한 것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이런 디테일함이 주민들을 단순한 npc가 아니라 플레이어와 감성 교류가 가능한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듭니다.  

 

곤충을 무서워 하는 맹금류 부엉이ㅋㅋ

벌에 물린 상태로 다른 주민에게 말을 걸면 깜짝 놀라면서 약을 만드는 레시피를 준다던지, 주민에게서 선물 받은 모자를 쓰면 모자가 잘 어울린다면서 좋아해 준다던지... 별것 아닌 거 같은데 이런 상호작용들이 바로 동숲을 차별화하는 '디테일의 힘'인 것 같습니다. 부엉이한테 곤충 잡아서 기증을 하면 벌벌 떨면서 설명해주는데 너무 귀여워서 곤충을 열심히 잡게 되더군요ㅎㅎ 저의 스타팅 주민은 치킨이랑 팽수인데 (이게 무슨 조류의 숲도 아니고...), 처음엔 마음에 안 들었는데 한 이틀 대화하고 지내다 보니 은근 정이 드네요;; 같이 있다 보니 정드는 거 무섭...

 

동료들에게 문자를 보내지만 읽씹당하는 죠니ㅠㅠ

이 게임에 스토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열리고 이벤트가 등장합니다. 의식을 잃고 표류한 갈매기를 해변에서 발견한다던지, 너굴의 지인인 부엉이가 박물관을 만들겠다며 섬에 찾아온다던지... 게임의 분위기가 굉장히 정적이고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에너지가 넘칩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로 시작은 하지만, 그곳을 북적거리는 마을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활기참이 느껴집니다. 물론 이것도 시간 조작하면서 플레이하면 금방 콘텐츠가 소진되겠지만, 저는 리얼 타임으로 천천히 즐길 생각이기 때문에 매일 접속하는 게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제가 스타듀 밸리를 한 일주일 정도 날밤 까면서 미친 듯이 달리다가 현타 오고 그만두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느긋하게 즐겨볼 계획입니다 ㅠㅠ

 

지금까지 제가 게임에서 한 것들은 별거 없습니다. 그냥 나뭇가지 줍고, 곤충이랑 물고기 잡고, 다른 주민들한테 말 걸고, 땅 파서 화석 줍고, 나무 뽑아서 정리하고... 글만 보면 이런 걸 내가 왜 하나 싶은데, 신기하게도 아직까진 재밌습니다. 많은 금손분들은 마이 디자인으로 무시무시한 도트를 찍어내시던데, 저는 힘들어서 못하겠더라고요ㅠㅠ 도트 못하는 똥손이여도 잡다하게 할 일들이 꽤 많아서 심심하진 않습니다. 

 

물론 이 게임에도 불편한 것들은 존재합니다. 카메라 회전이 불가능하다는 점 (실내에서만 가능한 듯), 아이템 슬롯이 너무 적고 특정 아이템은 중복일 때 겹치기가 안 되는 점, 물건을 배치하거나 땅을 팔 때 위치 지정이 불편하다는 점... 저의 느낌상 몇몇 요소들은 제작진이 일부러 불편하게 유지한 것 같습니다. 불편함을 옛 감성이라고 포장하며 유지하는 일본 게임들을 많이 봐온지라...;; 동숲이 이번에 편리성이 엄청 늘었다고는 하지만, 기존 팬덤이 매우 강한 브랜드라서 극단적인 변화를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동숲을 처음 해보는 신규 유저라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이지, 기존 유저분들은 너무 당연하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겠지요.    

 

저에게 모동숲의 첫인상은 '단순하면서 불편한, 동시에 놀랍도록 세심하고 디테일한 게임'입니다. 후기를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길어졌네요;; 여기까지가 첫인상이었으니 더 진득하게 플레이하다가 느낀 점이 생기면 또 쓰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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