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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월드 게임을 재정의한 게임 젤다 야숨!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야생의 숨결)' 은 나왔을 때부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게임이라는 평을 받으며 갓 출시된 스위치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필구작'으로 불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콘솔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바로 이 야숨 때문이었네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젤다 신작에 대한 글들이 많아서 그때 호기심에 젤다, 닌텐도, 콘솔 게임 등등을 검색해보기 시작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때 결과적으로 스위치가 아닌 플스(...)를 질렀습니다. 알아볼수록 닌텐도보다는 플스 쪽이 제 취향에 맞는 거 같았거든요.  아무튼 그 유명한 젤다 야숨을 이제야 플레이해봤습니다. 그리고 왜 다들 이 게임을 그렇게 칭송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시작할 때 게임이 불친절해서 몰입하기 힘든 게임이라고 들었는데, 전 기대보다 훨씬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작하는 동굴에서 나오면 바로 튜토리얼 진행을 돕는 npc를 만날 수 있고, npc 지시대로 이곳저곳 다니면 튜토리얼 구역은 어렵지 않게 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절한 초반 진행이 끝나고 나면 4 신수를 깨우고 대재앙 가논을 물리치라는 커다란 목표만 주어질 뿐 어디서부터 어떻게 모험을 할지는 플레이어의 자유입니다. 플레이어의 개척심을 자극하며 탐험의 묘미를 잘 살린 점이 스카이림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스카이림보다 그래픽, 모션, 액션, 퍼즐 등 여러 면에서 더 우월하게 느껴집니다. 스카이림의 캐릭터 모델링이나 모션, 타격감을 정말 끔찍할 정도로 구려서 젤다에게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좀 미안하네요...(물론 젤다는 훨씬 최근 게임이라 비교를 하면 안 되지만, 사실 스카이림은 동시대 게임들과 비교해도 별로임...)

 

신수/가논을 상대하는 메인 퀘스트를 제외하고 게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륙에 퍼져있는 수많은 사당들입니다. 체력과 스태미나를 늘리기 위해 거의 필수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각 사당에선 여러 아이템을 이용해서 풀 수 있는 다양한 퍼즐들이 존재합니다.  퍼즐이 너무 쉽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고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해서 정말 디자인이 잘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얼핏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핵심만 파악하면 쉽게 풀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를 유지합니다. 다른 어드벤처 게임들에선 퍼즐의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과하게 복잡하게 만들거나, 괴랄한 노가다 요소를 넣어서 시간 잡아먹게 만든다거나 그런 짜증 요소들이 있는데, 젤다 퍼즐 앞에선 그냥 감탄만 하게 됩니다.    

코끼리 신수에서 만나는 영걸 미파... 제일 짠하고 뭉클했던 영걸ㅠㅠ

신수 안에는 조금 더 복잡한 퍼즐이 존재합니다. 제가 처음 만난 신수가 코끼리 신수인데, 퍼즐을 하면서 진심으로 여러 번 충격받았습니다. '맵 디자인을 이용해서 이런 퍼즐이 가능하다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발하더군요.  툼레이더, 언차, 갓옵워, 어크 등 이런저런 게임에서 퍼즐을 접해봤지만 젤다 야숨은 '이게 바로 진정한 어드밴처 게임의 퍼즐이다!!'라고 몸소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야숨이 제가 처음으로 해보는 젤다 시리즈여서 그런지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지는지도... 아무튼 젤다 시리즈가 왜 이렇게 유명한지 이제 알겠더군요. 

 

이런 기발한 퍼즐들을 탄생시킨 건 디자이너들의 상상력뿐만 아니라 미친 수준의 상호 작용을 가능케하는 물리 엔진의 덕이 큽니다. 아이스 메이커, 폭탄, 자석, 타임록 등의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용도가 무궁무진해서 게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퍼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비가 오는 날엔 금속 무기에 치는 벼락을 이용해서 몬스터를 공격한다던지, 길목을 막는 가시덤불을 불로 태워 없애는 건 물론이고, 그 불길의 기류를 이용해서 패러슈트로 날아오를 수 있다던지... 다른 오픈월드 게임에선 듣도 보도 못한 수준의 상호 작용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 코믹한 요소도 많은 젤다ㅋㅋ

어드밴쳐 물로서 퍼즐과 탐험 요소에 대해 계속 칭찬했지만, 사실 야숨은 액션 게임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의 타격감과 손맛을 자랑합니다.  방패 패링이나 회피 러쉬 같은 액션 게임 같은 스킬들이 등장하는데, 저는 똥손이라 실전에서 거의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액션 게임 고인물들은 라이넬이나 가디언 이런 애들 그냥 맨몸으로 족치고 다니시더라고요ㅠㅠ  무기의 종류도 다양하고 거지 같은 내구도(...)로 인해 다채로운 무기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분명 갓겜이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무기의 내구도 - 아무리 좋은 무기도 결국 쓰다 보면 파괴되며 (마스터 소드 제외), 수리 불가능.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무기 사용을 강요하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입니다.

 

링크의 처참한 체력과 스태미나 - 특히 게임 초반엔 링크가 워낙 유리몸이라 잡몹한테도 한두 대 맞고 뻗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속아서 어린이용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순한 맛 다크 소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의 난이도. 

 

난이도 조절 불가능 - 위와 비슷한 내용. 난이도 조절 기능이 없다 보니 똥손은 그냥 웁니다...ㅠㅠ

 

공략을 봐야만 알 수 있는 파고들기 요소 - 예를 들어 방한복을 얻기 위해 필요한 레시피라던지... 공략을 알면 금방 깰 수 있지만 혼자서 알아내기엔 힘든 퀘스트들이 많습니다. 이리저리 탐색하면서 스스로 알아내는 게 게임의 묘미라고 하지만, 솔직히 시간 낭비라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아직 제가 엔딩을 보진 못했지만, 스토리는 사실 굉장히 단순하고 왕도적이며, 특별한 전개가 있진 않습니다. 젤다는 이미 작가가 만들어 놓은 스토리를 따라가며 감상하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탐험을 하면서 겪는 '경험'에 포커스를 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게임의 스토리에만 집중하는 '스토리 덕후'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스위치를 구입하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젤다나 동숲처럼 스토리보다 경험 자체에 집중하는 게임들도 꽤 재밌다는 걸 말이죠. 게임 불감증이 느껴질 땐 평소엔 안 해봤던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걸 무서워하는 겁쟁이인데 게임만큼은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재밌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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