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분 좋게 통수를 맞은 개꿀잼 애니!!

볼만한 백합 애니가 있나 서핑하다가 찾은 작품. 작품 소개를 보니 대충 여학생들이 떼로 나와서 꽁냥거리는 러브라이브나 케이온 같은 미소녀 학원물 작품이겠다 싶더군요. 사실 저는 라이트한 학원물은 취향이 아니라서 좀 꺼려졌지만 장르가 연극/뮤지컬이라길래 신선해서 시도해봤습니다. 만화 액터쥬나 웹툰 정년이같이 흥미로운 무대 연출을 보여주는 성장물을 기대하며 시작했는데...

 

아니 제가 도대체 지금 뭘 본거죠...?? 러브라이브가 아니라 마치 소녀혁명 우테나를 보는듯한 느낌이...??

 

기대했던 것...
실제로 본 것...

꽤 오래된 애니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소녀혁명 우테나는 '백합계의 에반게리온'이라고 불릴 정도로 난해하고 아방가르드한 연출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백합물이라기보단 여러 형태의 뒤틀린 감정에 대한 스토리...). 다 보긴 했지만 매 에피를 끝낼 때마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작품의 아우라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느끼게 되니 많이 당황스럽더군요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우테나의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밑에서 일을 했어서 우테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첫 화에서부터 느껴지는 축약된 스토리와 부족한 설명.... 우테나만큼의 매운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준비 안된 상태로 보면 좀 혼란스럽습니다.

 

카렌x히카리 찐사랑이야ㅠㅠㅠ

1화 시작부터 학교에 지각하는 주인공, 경쟁의식을 불태우는 학생들, 느닷없이 등장하는 전학생... 여기까지 봤을 땐 '정석적인 학원물 루트네^^'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도쿄 타워에서 추락하는 장면에서부터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 들다가, 첫 번째 오디션 장면부터는 그냥 장르가 바뀌어 버립니다. 장르가 꿈과 열정 가득한 스쿨 뮤지컬인 줄 알았는데 사실 치열한 배틀물이었던 것...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 오디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뱅크 신 (변신 장면과 무대 엔딩), 스테이지 중앙에 위치한 타워, 은유적인 전투 연출, 기린이 던지는 의미심장한 헛소리 등 우테나를 연상케 하는 요소들이 많이 보입니다 (결투장 타워, 듀얼리스트 전투, 네무로 기념관 엘리베이터...).

 

우테나도 전투씬에서 예술적인 연출을 많이 보여줬지만, 스타라이트의 전투씬은 다양한 연극 장치 + 노래가 곁들여진 뮤지컬 같아서 보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아니, 그냥 좀 재밌는 정도가 아니라 개꿀잼ㅋㅋㅋㅋ 처음엔 '싸우거나 뮤지컬만 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해!'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빨려 드는 마력이 있네요. 각 레뷰의 제목과 연출, 노래 가사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스토리가 보이는데, 은유적인 것들이 많아서 여러 번 돌려보며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메인컾 다음으로 좋아한 마야x클로! 수석x차석 컾!!ㅠㅠ

초반엔 캐릭터 개개인을 소개하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다가 후반에는 히카리가 전학을 온 이유, 이 오디션의 진정한 목적 등 떡밥들이 대거 풀리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엔딩에선 사실 스토리가 완벽하게 이해가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청 벅차오르고 감동적이더군요. 이것도 우테나 엔딩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ㅋㅋ

 

우테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타라이트가 주제나 스토리가 더 가볍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 보기가 훨씬 편합니다. 우테나는 재미없게 보신 분들이라고 해도 스타라이트는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