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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순한 모습으로 돌아온 크레토스

PS4에서 처음 선보인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최근작. 2018년도 최다 고티  수상작이며, 평론가들로 부터 '역대 최고의 갓 오브 워'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그리스 신화를 떠나 북유럽 신화로 달라진 배경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기존의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액션 어드밴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무시무시한 복수귀로서 그리스의 수많은 신들과 영웅들을 작살낸 크레토스. 전편에서 죽은 것으로 보였던 그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서 북유럽에 다시 등장합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을 증명하듯, 그는 수염도 많이 자라고 예전보다 더 나이가 든 모습입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에서도 전엔 없었던 성숙함과 참을성이 생겼고, 어린 아들에겐 엄하지만 그래도 책임을 다하는 부모가 되려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같이 성장한다 

죽은 아내의 유언에 따라 아내의 재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에 뿌려주기 위해 크레토스가 아들 아트레우스와 여정을 떠나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언차티드처럼 일직선 게임을 기대하고 플레이타임이 짧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깁니다. 산꼭대기에 도착만 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거기는 여행의 프롤로그 수준이었던... ;; 정확한 플레이 타임은 모르겠지만 최소 30시간은 넘게 한 것 같습니다 (메인만 하지는 않았고, 간간히 서브 퀘도 해줬습니다.) 

 

구성이 완전 일직선은 아니고 툼레이더같은 반픈월드식이라서 서브 퀘스트도 상당하고, 메인 퀘스트와는 관련 없는 숨겨진 구역이나 파고들 요소들이 많이 보입니다.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게임은 아니고, 퍼즐과 길 찾기가 섞여있는 어드밴처 장르입니다. 액션만 너무 이어지면 피곤할 것 같았는데, 퍼즐이 적당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퍼즐을 어렵지 않아서 공략 없이도 풀 수 있었습니다 (액션 게임에서 공략을 봐야 할 정도의 퍼즐이 나온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겠죠ㅎㅎ;)

 

룬을 장착한 도끼의 화려한 스킬

액션은 힘 있고 시원합니다. 공격이 묵직하면 움직임이 너무 둔하거나, 속도가 좋으면 대신 타격감이 떨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갓 오브 워는 타격감과 스피드감 모두 부족함 없이 밸런스가 좋습니다. 이번 무기는 던지면 되돌아오는 능력을 가진 도끼인데, 휘두르는 손맛도 좋지만, 던졌다가 부메랑처럼 손에 착착 돌아오는 느낌도 좋습니다. 도기뿐만 아니라, 방패로 공격을 쳐내거나 맨손으로 두들겨 패는 맛도 좋습니다. 맨손 공격을 쓰면 기절치가 빠르게 쌓이고 처형 공격이 뜨는데, 웬만한 몹은 시원하게 사지를 찢어서 바로 황천길로 보내버립니다. 경험치를 쌓아서 스킬을 언락 할 수 있고, 무기에 장착한 룬을 이용한 화려한 스킬도 존재합니다. 옆에서 활질을 하는 아트레우스도 매우 큰 도움이 되며, 멀리 떨어진 적을 공격할 땐 도끼로 에임 하는 것보다 아트레우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게 느껴집니다. 공격들이 적당히 다양하면서도 조작법이 어렵지 않아서 저 같은 똥 손도 쉽게 손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쓰던 블레이드가 등장하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실 수도 있는데... 나중에 반가운 재회를 하실 수 있습니다ㅎㅎ

 

실행하면 인게임으로 바로 연결되는 게임 오프닝

압도적인 그래픽과 전투신을 감상하다가 문득 놀란 점은 바로 컷씬과 인게임 플레이의 경계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오프닝에 도끼를 든 크레토스의 모습이 나오는데, 난이도를 결정하고 시작을 하면, 그 오프닝 장면이 바로 인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벤트가 시작되며 중간에 로딩 화면이 나온다던지, 장소 이동을 하거나 캐릭터와 대화를 하면서 화면 전환이 된다던지, 그런 순간들이 이 게임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보이며, '컷'이 되는 연출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롱테이크'로 보이는 것이죠 ㅎㄷㄷ.  

 

워낙 배경이나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서 기존의 갓 오브 워 시리즈를 모르시는 분들도 시도하기 좋은 게임입니다. 일단 저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갓 오브 워를 직접 해본 거였습니다. 이전 시리즈는 그냥 유튜브로 접한 정도? 제작진이 이번 게임에서 넘버링을 없애버린 것은 저 같은 신규 플레이어들을 위해 진입 장벽을 없애려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존 스토리를 대충 파악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초반은 상관없지만 게임 후반에 접어들면 크레토스의 과거에 관련된 내용들이 나오는데, 사전 지식이 하나도 없다면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게임을 할 수는 있지만, 지식이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게임 중에 나름 친절하게 신화에 대한 설명이 나오긴 하는데, 솔직히 게임 중에 흘러가듯 나오는 정보들은 머리에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짬짬이 검색하면서 플레이했습니다;; 특히 엔딩에서 드러나는 아트레우스의 정체(?)는 북유럽 신화를 아시는 분들께는 상당히 소름 돋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참고로 게임의 '진짜' 엔딩을 보기 위해선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저는 그냥 뉴게임 플러스랑 맵에 발키리 위치 표기되는 거 보고 다 끝났구나 싶었는데, 미드 가르드의 집으로 돌아가야만 진짜 엔딩씬과 엔딩 크레딧이 뜹니다. 엔딩 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는 발키리 사냥과 니플하임/무스펠하임 파밍이 있습니다 (엔딩 후에만 빠른 이동이 활성화됨). 저는 파고들기나 노가다 뛰는 거 싫어해서 엔딩 보는 거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게임의 단점을 꼽자면 몹과 보스전 재탕이 좀 심하다는 것. 가장 자주 등장하는 트롤 보스는 그냥 색깔만 좀 달라져서 계속 나오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한 몹에 처형 모션이 하나밖에 없다 보니, 계속 같은 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처형 모션 자체는 최고임.)  또한 아이템 상자를 열기 위해 풀어야 하는 퍼즐이 너무 과하게 많은 것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입니다. 룬상자를 열기 위해선 주변에서 3개의 룬을 찾아야 하는데,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숨은 그림 찾기 식의 퍼즐이라 저는 거의 대부분 스킵했습니다. 소소한 단점들이 존재하지만 제가 해본 액션 게임 중엔 가장 손맛이 찰지고 재미있었으며, 앞으로 나올 갓 오브 워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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