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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등산복 의상 좀 바꿔주지...인게임에선 더 구림....

툼레이더 리부트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섀오툼).' 첫 번째 툼레이더 리부트와 두 번째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라오툼) 둘 다 높은 메타 점수와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인 섀오툼에 높은 기대치를 가진 게이머들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보다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를 더 좋아한 팬입니다. 하지만 80대 후반의 높은 메타를 받았던 전작들과 달리, 섀오툼은 70점대의 안습적인 메타 스코어를 받고 맙니다. 언차티드가 박수받으며 마무리를 했던 것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마지막...ㅠㅠ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전투가 확 줄었다는 것입니다. 후반부엔 그래도 툼레이더스러운 멋진 액션과 연출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초반엔 전투가 너무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언차티드 시리즈보다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를 좋아했던 게 전투와 퍼즐 밸런스 때문이었는데, 그 장점이 이번에 사라졌네요.... 언차티드에선 한번 전투 or 길 찾기를 할 때마다 너무 길어서 힘든데, 툼레이더는 전투와 퍼즐이 좀 더 짧고 빠른 호흡으로 배치되어서 좋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섀오툼은 퍼즐/벽 타기를 좋아하는 저조차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래 툼레이더는 전투보단 퍼즐에 집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엔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퍼즐을 늘렸다고 합니다. 아니, 퍼즐/길 찾기 자체는 좋은데 그냥 좀 배치를 더 긴장감 있게 잘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불구덩이에서 튀어나와 거침없이 학살하는 라라... 엉성한 스토리는 라라를 집착증을 가진 살인귀로 만듭니다

이번 작품은 스토리도 너무 재미가 없어서 진행하는 맛도 없었습니다. 첫 리부트 때는 높은 몰입도에 감탄했었는데,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스토리가 점점 퇴보한 것 같습니다. 라라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가지게 된 트라우마에 대해 라오툼에서 충분히 다루었다고 생각했는데, 섀오툼에서 라라는 여전히 트리니티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그걸로 인해 초반엔 완전 민폐 캐릭터로 등장해서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데, 고구마 그 자체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비극적인 주인공 캐릭터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트라우마를 평면적으로 표현해버리고, 주인공을 그냥 성장 없는 살인 병기로 만들어 버리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과거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주인공을 기대했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고, 그냥 라라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유물을 찾아다니며 트리니티와 싸우는 심심한 전개가 계속됩니다.  그러다 마지막엔 라라가 트리니티를 끝장내고, 세상을 구하고, 크로프트 저택으로 돌아와 업무를 보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해피 엔딩입니다. 해피는 해피인데.... 왜 이렇게 허무하죠. 하아, 리부트 때는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라라에게 감정적으로 몰입했었는데, 섀오툼은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요. 3부작의 긴 스토리가 끝났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여운이 없네요.  

 

스토리뿐만 아니라 그래픽도 실망스럽습니다 (PS4 기준). 그래픽은 발전된 느낌이 없으며, 비슷한 때 (2018년도)에 나온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보다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인터랙티브 뮤비 장르니 그렇다 치지만, 어크 오디세이는 오픈월드입니다. 섀오툼은 훨씬 작은 맵을 가진 반픈월드이구요. 하지만 배경은 물론이고 인물 그래픽도 오디세이가 더욱 우월하게 느껴집니다. 툼레이더 시리즈는 라오툼 때까지 굉장히 그래픽이 좋다고 느껴졌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처음으로 리부트를 했을 때는 피부에 묻은 진흙이나 라라의 머릿결 표현 보면서 감탄했었는데, 섀오툼에선 그렇게 그래픽으로 감탄해본 순간이 없습니다. 컷신이나 배경 그래픽은 그나마 봐줄 만 하지만, 인게임 인물 그래픽은 정말 별로입니다. 라라 의상도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그냥 남방셔츠 입고 다녔네요.

 

계속 부정적인 평가만 했지만, 그래도 이전 작품들을 재밌게 하셨다면 섀오툼도 할만한 게임입니다. 암살 플레이와 챌린지 무덤의 퀄리티는 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길 찾고, 싸우고, 퍼즐 풀고. 이런 어드밴쳐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발매일에 풀 프라이스로 구입했다면 억울했겠지만, 이젠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니 한 번쯤은 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안 해보셔도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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