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누라가 최고존엄 존예보스라는 사실 하나는 확실한 하이틴 드라마 스캄

노르웨이 스캄 시즌 1 줄거리 및 평가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캄은 노르웨이에서 국민 드라마라 불리며 노르웨이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하이틴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넷상에서 호평밖에 보지 못한 드라마라 흥미가 생겼다. 미드를 보다 보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시즌에 지쳐서 중간에 하차해버리는 참을성 없는 성격의 소유자인지라, 애니 1쿨 정도의 분량을 가진 스캄은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 보고 나니 짧은 작품의 길이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작품이 길었다면 황금 같은 주말 시간을 낭비했다며 억울한 마음이 들었을 테니. 넷상에서 극찬 가득한 영업 글을 참 많이 봤는데, 결국 하이틴 장르라는 틀 밖으로 넘어가지 않는 작품이기에 너무 과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적어도 내가 본 시즌1의 인상은 그랬다. 

 

 일단 여기선 전형적인 막장 하이틴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들을 다 볼 수 있다. 고등학생들이 즐기는 술, 마약, 파티, 그리고 섹스. 얽히고 설키는 다각관계. 소위 잘 나가는 애들이라면 당연 들어야 할 사교 클럽의 존재. 학교에서 외톨이로 지내던 주인공이 얼떨결에 위험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순간 흔들린 감정으로 저지르게 된 실수로 무너지는 연애관계, 그리고 금이 가는 우정. 일이 꼬이고 꼬여 학교에선 왕따가 되고 락커에서 발견되는 살벌한 협박편지. 결국 오해와 갈등을 풀고 성장하는 주인공. 하이틴 장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개라서, 다음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 가능한 부분도 많았다. 파티 중에 혼자 방에서 울고 있는 에바 앞에 우연처럼 크리스가 등장하고, 둘이 키스를 시작할 땐 '도대체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드라마를 보면서 머릿속을 계속 맴돌던 말이 3학년 루스 버스의 리더인 마리아의 입을 통해 나왔을 땐 짜릿한 쾌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학생 땐 엄청 심각해 보이는 일이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지금 네가 누구랑 지지고 볶던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고. 하이틴물은 이래서 나이를 먹고 나면 즐길 수가 없다. 중학교 때는 미국 하이틴 소설을 꽤 열심히 읽었는데, 그때 나이의 두배가 되어버린 지금은 영 매력을 느끼기 힘든 장르이다.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엔딩이라 본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음 시즌을 봐야 할지는 좀 고민이 된다. 엔딩에서 시즌2의 누라와 시즌3의 이삭에 대한 떡밥을 대놓고 뿌리는데, 누라라는 캐릭터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윌리엄이라는 캐릭터와 엮이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 돈 많고 싹수없는 남자가 당돌한 여자에게 반해서 들이대는 관계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시절부터 우려진 사골이라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피로감이 생긴다 (솔직히 그냥 윌리엄이 보기 싫어서 시즌2가 꺼려진다.) 그런데 누라는 이 와중에 이쁘고, 믿음직하고, 매력 있고, 혼자 다하고 있어서 호기심은 생긴다. 또한 시즌3이 스캄을 세계적으로 알린 시즌이라고 하니 좀 더 참을성을 가지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클리셰적인 하이틴물에 BL만 끼얹은 작품이 아니길 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라마이니 분명 더 뭔가 있으리라 믿는다. 시즌1은 그냥 떡밥만 깔아주는 추진력을 위한 시즌인 거죠, 그렇죠? 

 

 시즌이 진행될수록 좀 더 다양한 사회 이슈를 다룬다는 리뷰들이 많아서 시즌1만 보고 하차하기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기대감은 내려갔지만 그래도 호기심은 생긴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