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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이 몰려있는 사건을 다루는 만큼 제작진이 상당히 빡세게 준비했다는 게 느껴지는 이번 주 에피소드.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의혹들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지라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파악하기 힘든 사건이었는데, 그알에서 여러 과학적 증거와 목격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줘서 매우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비극을 이용하는 '진짜 범죄자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가짜 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유익한 방송이었습니다. 

 

손정민군과 친구 A 가 만나자고 한 카톡 내용. 

친구 A가 술이 고프다고 하자 정민군은 "난 언제든지~ 친구 A바라기지~" 라고 답장. 친구 A가 술 먹을 장소를 정민군이 직접 정해달라고 말합니다.

 

둘에게 삼겹살을 건낸 배달원
둘이 취한 모습을 본 목격자들
문제의 '골든' 영상

한강에서 정민군과 A군의 취한 상태를 본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

 

둘 다 많이 취해있었고 흥이 오른 상태였다고 증언합니다. 정민군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있었고, 정민군과 A군은 같이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중간에 A군은 짐을 챙기는 듯 일어나서 뒤척거리다가 다시 정민군 옆에 뻗어서 잠들었다고 합니다. 그 문제의 '골든' 영상도 등장합니다. 둘이 같이 노래하는 즐거운 분위기의 영상이고, '넘겨 제이 팍' 이라는 말을 보면 둘이 같이 가수 골든(우리에겐 지소울이 더 익숙한...)의 음악을 들으면서 녹음한 영상 같습니다.   

 

정민군 엄마와 친구A 엄마의 문자

새벽에 있었던 화재 신고로 인해 잠에서 깬 친구 A 어머니는 늦게까지 오지 않는 A에게 4시 25분 쯤 " 왜 안 오니 뭐하니"라고 문자를 보냈고, 4시 50분에 친구가 택시 타고 집에 도착하는 CCTV 영상이 나옵니다. 

 

어머니는 A의 짐을 정리하다 정민군의 폰을 발견했고, 정민군 또한 만취 상태에서 한강에 아직도 있는 것 아닌가 싶어 확인차 한강으로 향했습니다. A의 가족이 한강 도로 쪽 펜스 넘어 정민군을 찾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10여 분간 술을 마셨던 곳, 편의점 근처 등을 돌아보지만 정민군을 찾지 못했고, 정민군이 집에 돌아갔거나 가는 길에 잠든 것은 아닌가 생각한 A의 엄마가 정민의 엄마에게 연락을 합니다. A는 정민군을 찾는 와중에도 술이 깨지 않았는지 길에 눕거나 주저앉기를 반복하고, 결국 다시 집에 돌아갑니다. 친구 A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구토를 하는 모습이 CCTV에 잡힙니다. 

 

만취상태의 블랙아웃은 흔함

택시를 잡기도하고, 공원의 울타리를 멀쩡히 넘기도 하던 A 씨. A는 정말로 만취한 상태였을까. 알콜성 기억상실이라면 만취 상태에서도 일상적인 여러 행위를 하고, 기억을 못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의견. 즉 기억이 안 난다는 친구 증언은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

 

국과수 감정 결과 약물이나 독물의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고, 사망 원인이 될만한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팽창된 폐와 그 안의 액체를 보아 전형적인 익사의 소견입니다. 그 익사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물가로 끌고간 흔적은 몸에 없음

그알의 실험상, 친구A가 술을 마시던 잔디밭에서 정민군을 밀어서 물에 빠뜨리는 건 물과 거리가 멀어서 불가능했습니다. 의식이 없는 정민군을 강제로 물가로 끌고 갔다면 정민군의 몸에 상처가 남았을 텐데, 그런 흔적은 없었습니다. 정민군을 물가로 유인한 후 밀어서 빠뜨리는 것은 수심이 너무 낮아서 불가능해 보입니다.

남은 건 A가 정민군을 같이 물에 끌고 들어가 빠트리는 것. 하지만 정민군 몸에 외압이나 강제적인 흔적이 없다는 전문가의 부검 의견은 이 가능성 또한 배제시킵니다. 

A를 태웠던 택시기사는 A가 술에 취한것 빼고는 특별한 점이 없었다고 증언합니다. 옷이 젖어있지 않았다는 거죠. 범죄 정황이 없다는 박지선 교수의 의견.

 

범행 동기도 불분명하고, 범행을 계획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는 권일용 교수. 

 

한강공원은 사람이 많아 범행이 일어날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이수정 교수.

 

어이없는 매수설ㅋㅋ

그날 새벽 한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첨벙 소리가 나서 보니 손정민 추정 남성이 물에 들어가는 걸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 술에 취해 한강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그날도 특별하지 않게 여겼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알은 목격자 위치에서 첨벙하는 입수 소리가 잘 들린다고 검증까지 해줍니다. 

 

최초 시신 발견 지점과 인접한 낚시꾼들이 목격한 사고 지점. 물이 정체되어 있는 구역이기 때문에 발견 지점이 사고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가라앉아있던 시체가 뒤늦게 떠오른 것). 

 

사고 지점은 유속이 느려서 토양의 점성이 강합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뻘 속으로 신발이 쑥 빠질 정도이고, 이전부터 관련 사고가 자주 있었습니다. 

 

양말과 일치하는 사고 지점의 토양

신발은 잃어버리고 양말만 신은 상태로 발견된 정민군. 양말에 묻어있던 흙은 낚시꾼들이 목격한 그 사고 지점 근처의 토양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정민군이 한강에 들어갔다 뻘 바닥에 넘어져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범인이라면 오히려 현장에 오지 않았을것
타살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여러 전문가들은 친구 A와 가족이 보여준 행동은 범죄자의 행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민군의 폰을 가지고 있고, 더러워진 신발을 뒤늦게 버리고, 부모와 같이 현장에 돌아오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범인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입니다. 폰이 발견되지 않았거나 부모님과 CCTV에 잡히지 않았다면 훨씬 사건을 은폐하기 쉬웠을 테니까요. 친구가 타살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그 어디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악하자면, 사고 당시 한강 공원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상한 걸 본 목격자는 한 명도 없으며, 성인 남성을 물로 끌고 들어가 익사시킨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까지 경찰에서 조사를 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경찰을 불신하고, 대신 음모론을 믿습니다.

 

나믿 유믿
왠지 올해의 짤로 등극할듯한 느낌...

오직 유튜브만이 진실이라며 사이버 렉카들을 신봉하는 사람들. 하지만 유투버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들은 알고 보니 모두 거짓이고 조작 투성이었습니다.

 

친구 라텍스 장갑 설: 의도적으로 조작된 사진. 원본 CCTV 영상에선 손과 목의 피부색이 동일함. 친구는 라텍스 장갑을 낀 게 아니라 그냥 맨손이었음. 

 

친구가 정민군을 업고 갔다는 썰: CCTV 화면을 인위적으로 늘려서 만들어진 조작 화면. 

 

주사기 주입 설: 친구가 주사를 주입하자 정민군이 도망치듯 앞으로 뛰어나갔다고 주장. 사실 그때 정민군은 삼겹살 배달원에게서 전화를 받고 통화하며 뛰어간 것. 

 

친구 아이폰 레드 설: 폰이 빨간색인데 경찰에선 그레이라고 거짓 발표했다는 주장. 영상에 나오는 붉은색으로 나오는 물체는 폰이 아니라 그냥 친구 손이었음. 

경찰차 6대 출동해서 사건 은폐 설: 다 사실 아님. 충돌 사고로 인해 출동한 경찰차였음. 사고 당사자 증언 인증으로 반박 (하지만 넷 상에선 오히려 조작이라며 억울하게 몰림)

 

심각한 문제는 이런 근거 없는 의혹들을 제기한 유투버들은 그알의 인터뷰 요청을 아예 거절하거나, 그냥 추측한 거였다며 발빼기를 시도합니다. 심지어 이런 허위 사실을 퍼트리는 유투버의 말을 기자들은 아무 확인 절차도 없이 그냥 보도해버립니다. 

이렇게 조회수와 돈에 미쳐 버린 유튜브와 언론의 실태야 말로 범죄이며, 비판받아 마땅한 것들입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한 가족의 비극을 흥밋거리, 돈벌이로 이용하는 스트리머들이야 말로 우리가 정말로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또한 이런 의혹이나 망상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개인의 사고 능력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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