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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3번째로 만나는 두사람

영화 세컨드 마더 줄거리 및 후기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염정아 배우님이 차기작으로 드라마 '스카이 캐슬' 조현탁 감독의 영화 데뷔작, '세컨드 마더'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동명의 브라질 영화의 리메이크라는 소식에 얼른 원작을 찾아보았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보는 영화이지만 전문가 평과 대중 평가가 모두 호평인 수작이더라고요. 

 

영화의 줄거리는 부유한 집안의 가정부로 일하며 딸과 십여 년째 떨어져 지낸 '발'과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엄마가 있는 곳으로 찾아온 딸 '제시카'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내용입니다.   

 

친딸이 아닌 집주인 아들내미를 극진하게 키우는 그의 세컨드 마더, 발

발은 집주인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며, 그 집의 아들 '파빙요'는 끔찍하게 챙기지만, 오히려 친딸인 제시카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신경합니다 (파빙요한테는 연애 상담도 해주면서 오구오구 챙기는데, 정작 딸은 어느 대학을 지망하는지도 모름...). 발은 자신의 고용주인 집주인 앞에서 제시카도 똑같이 고분고분하게 행동하길 바라지만, 제시카는 당돌하게 집주인 가족과 똑같은 대우를 받기를 원합니다. 엄마와 같이 좁은 방을 쓰는 대신 자신도 게스트라며 게스트룸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제시카의 당돌함은 발을 기절초풍하게 만듭니다ㅋㅋ 발은 '선'을 넘는듯한 딸의 행동에 발을 동동 구르지만, 집주인 가족들은 학교 성적도 좋고 말도 잘하는 제시카를 우호적으로 맞이합니다. 딸인 제시카는 그들과 동급인 사람으로 인정해주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그녀의 엄마인 발은 아랫사람 취급하는 가족의 태도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파빙요와 파빙요 아빠가 제시카한테 풀장을 자랑하면서 발에게는 불이나 키라고 시키는 씬은 정말...ㅋㅋ  

 

오늘도 제시카에게 잔소리하는 발

발은 집주인들 앞에서 비굴하게 보일 정도로 꼼짝 못 하지만, 딸에겐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답답하게 행동합니다. 발이 '잘난 척하지 말라'라고 혼내면, 제시카는 '내가 잘난 건 아니지만 못난 것도 아니다'며 받아칩니다. 발은 제시카에게 집주인 가족들이 건네는 호의는 무조건 거절하라고 말합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호의를 건네는 것은 예의상 당연한 것이고, 그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아랫사람으로서 당연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시카는 납득하지 못합니다. 엄마가 가정부라고 해서, 딸도 똑같이 아랫사람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초반에 등장한 그 풀장은 후반에서도 큰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발은 이 집안에서 십 년 넘게 생활해왔지만 그 풀장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 공간은 집주인 가족과 친구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딸에게도 절대로 풀에 들어가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파빙요와 파빙요의 친구는 제시카를 억지로 끌어 들어며, 결국 다 같이 물놀이를 하며 놀게 됩니다. 제시카가 과하게 선을 넘는 것을 느낀 파빙요의 엄마는 수영장에서 '쥐'를 봤다며 풀장의 물을 다 빼버립니다. 제시카는 '쥐' 취급을 받는 스스로의 신세에 씁쓸해합니다. 이 와중에 파비오와 파비오의 아빠는 제시카한테 드럽게 찝쩍거리면서 ㅈㄹ 합니다 (부자가 쌍으로 극혐). 발과 제시카는 이사를 가려하지만 돈 문제가 생기면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돌아온 후에도 제시카의 태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선을 지키라며 주의를 주는 사모님

제시카가 파빙요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보고 화가 난 파빙요의 엄마는 제시카가 주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그런 취급을 참지 못한 제시카는 그날 밤 바로 그 저택을 나와버립니다. 사모님의 명을 군말 없이 따르면서도, 수능 바로 전날 집을 나가버린 딸 걱정에 발은 마음이 심란해집니다. 다음날, 수능을 보고 돌아온 파비앙은 가채점 결과를 보고 절망합니다. 시험을 망치고 우울해하는 파비앙와 파비앙 엄마 앞에서 발은 제시카가 시험을 엄청 잘 봤다며 눈치 없이 좋아합니다ㅋㅋ(이쯤 되면 일부러 멕이는 수준.) 밤에는 혼자 물 빠진 수영장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며 좋아하는 발. 난생처음 들어와 본 공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딸과 전화하는 발은 그 언제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제시카와 다시 만난 발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되는데, 바로 제시카에게는 아이가 있고, 시험 때문에 고향에 아이를 두고 왔다는 것입니다. 파빙요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는 알지만 정작 딸인 제시카는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방치만 해온 발. 발은 가정부 일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다른 집의 아이를 돌보느라 정작 소홀했던 자신의 딸과 같이 살며 그녀를 위해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진 책임, 그리고 '낳은 정'과 '기른 정'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또한 가난과 사회적 위치는 세습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남깁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게 희망적인 엔딩이 아닙니다... 제시카는 학교에 계속 다녀야하고, 이젠 아이도 돌봐야하는데, 발은 이제 어디서 돈을 구해야 할까요? 다른 일을 찾거나 아니면 결국 가정부 일을 다시 하게 되진 않을지..?)

 

사회의 하급 계층으로서 스스로의 위치를 받아들이고, 그 틀 밖으로 나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발은 제시카를 통해서 그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시카 또한 그 집에서 생활하면서 발이 돈을 벌기 위해 어떠한 희생을 했는지 보게 되지요. 

작품의 주제나 분위기가 닮은 '기생충'

한 저택을 배경으로 그 안에 존재하는 사회 계층의 갈등을 그려낸다는 점이 꼭 영화 '기생충'이 생각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등장하는 건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생각납니다. 식탁을 중심에 두고 인물들의 티키타카가 자주 일어나는 걸 보면 영화 '완벽한 타인'이 살짝 연상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언급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다 블랙 코미디라는 건데, '세컨드 마더' 또한 이런 블랙 코미디 요소가 많이 보입니다. (참고로 '세컨드 마더'의 제작을 맡은 필름 몬스터・드라마하우스는 '완벽한 타인'과 '스카이 캐슬'을 만든 곳이기도 합니다.) 

 

귀엽고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가 잔잔하고 따뜻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역동적인 연출이 아닌 캐릭터들을 조용하게 지켜보는 관찰 카메라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부분은 각색해서 쫀쫀하고 긴장감 있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다른 캐스팅은 나오지 않았지만 염정아 배우님이 주인공인 '발'을 연기하시는 것 같은데, 원작의 배우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라 어떻게 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원작에서 발을 연기한 헤지나 카제 배우는 작은 키에 빵빵한 체격, 걸걸한 목소리를 가진, 전형적인 '못 배운 하류층 아줌마'의 외모입니다. 얼마 전까지 도도하고 우아한 사모님 '한서진'을 연기하던 사람을 하류층 가정부로 캐스팅할 생각을 하다니... 감독님 최고....  

 

'완벽한 타인'의 '수현'처럼 주변 눈치 엄청 보면서 짠내와 귀여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캐릭터일 것 같아서 배우님 팬으로서 엄청 기대가 됩니다. 영화 크랭크 인은 지금 촬영 중인 '인생은 아름다워'가 끝나고 내년 초가 될 것 같습니다. 열일하는 배우님 팬이라서 행복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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