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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이 있기 전 엘사x안나x여왕 이두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겨울왕국 2. 뒤늦게 혼자 보고 OST에 꽂혔습니다 (하루 종일 속으로 아아↗아아아↗↘). 

 

겨울왕국 1 보다 좀 더 무거워진 스토리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제 취향엔 2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고뇌하는 엘사는 물론이고, 안나 또한 전편과는 비교 안될 정도의 어두움을 경험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엘사와 올라프를 모두 떠나보낸 안나가 어두운 동굴에 혼자 남아 부르는 넘버는 디즈니 애니 음악치곤 상당히 무거우며, 아이들보단 성인의 취향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일단 저는 비극 성애자라서, 비극을 통해 탄생하고 끝없이 고뇌하며 고통받는 주인공... 너무나 취향 저격인 것 ㅠㅠ

 

그리고 1편에서는 계속 떨어져 있었던 엘사와 안나가 이젠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는 모습도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엘사: 날 따라서 불 속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해?
안나: 그럼 언니가 불 속으로 들어가지 마!

 

예고편에서도 나왔던 장면이죠. 항상 스윗하던 안나가 엘사에게 화내는 순간ㅋㅋ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엘사가 올라프와 안나를 배에 태워서 억지로 떠내려 보낼 때도 그 행동이 참 '엘사답다' 싶으면서도, 엘사에게 처음으로 분노를 느끼는 올라프와 안나가 너무 짠하면서 쏘 스윗ㅠㅠ  어쩜 등장인물들이 다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죠ㅠㅠ 

 

엘사x안나 투샷 최고된다ㅠㅠ

 

언니에게 의지하던 안나
이젠 동생에게 의지하는 엘사ㅠㅠ 역시 디즈니 배우신 분들

이전에는 의심 없이 받아들여졌던 엘사가 가진 능력의 근원, 초반에만 잠깐 언급되었던 부모님의 죽음 등, 1편에서 스쳐지나가듯 등장했던 요소들이 2편에서 퍼즐처럼 짜맞추어집니다. 그래서인지 2편을 통해 오히려 1편에 전보다 더욱 의미와 무게감이 생기는 듯합니다 (겨울왕국 2를 보고 나니 1편이 다시 보고 싶어짐ㅎㅎ). 1편을 만들 땐 2편은 생각도 못했을 텐데. 일부러 복선을 깐 것이 아닐 텐데도, 떡밥을 참 잘 수거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디테일한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영화 길이가 짧아서인지 전개가 너무 급하게 느껴집니다. 엘사와 안나의 어머니인 이두나 왕비나, 다섯 번째 정령에 대한 내용이 더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 후반이 급전개라서 영화를 본 후에도 인터넷을 뒤져봐야만 했습니다 ㅠㅠ 엘사를 부르던 목소리는 정말로 이두나의 목소리였는지 아니면 이두나의 목소리를 빌린 정령이었는지, 이두나의 집안에 뭔가 정령과 연관된 힘이 있었던 건지, 엘사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이유도 추측성으로 언급되고 넘어갈 뿐 정확하진 않고... 일단 겨울왕국은 어린이용 애니이기 때문에 최대한 스토리를 간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디테일을 일부러 제외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 모르겠고 아무튼 엘사 여왕님 개이뻐!!!! (오열)

단점을 꼽아보자면... 중간에 나오던 그 크리스토프의 노래는... 어... 너무 길다고 느껴졌습니다ㅋㅋ 세기말 감성 뮤직 비디오를 패러디한 연출이 웃기긴 웃겼는데... 에... 또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옆에서 엘사랑 안나는 국가의 미래, 자신의 정체성, 부모님의 과거 등 여러 진지한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크리스토프 혼자서 딴생각하면서 뻘짓 하는 과정이 참 생뚱맞았습니다. 애초에 크리스토프의 포지션이 개그캐인 거 같아서 일단 그 역할은 충실히 한거 같긴 합니다만;;;  비슷한 개그캐지만 올라프는 귀여우면서도 의미 있는 씬들이 많았는데, 크리스토프가 나오는 씬은 집중이 안되고 몰입이 떨어지더라고요. 또한 전반적으로 1의 음악이 더 좋았습니다. 1에서는 안나와 엘사가 상반되는 감정을 노래하는 듀엣이 인상 깊었는데, 2에선 그런 듀엣은 없었습니다. 타이틀인 '인투더 언노운'은 나오는 타이밍이 좀 느닷없이 느껴지는지라, '렛잇고' 만큼의 감동은 없었구요. 

 

아쉬운 부분을 주절주절 늘어놓긴 했지만 그래도 매우 매우 재밌었습니다!! 엘사가 바다를 건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 그리고 엘사가 자신이 다섯번째 정령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 그 자체.. 아무튼 영혼을 갈아넣으셨을 애니메이터분들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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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줄거리 및 해석

이 리뷰에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90년대 디즈니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디즈니 역대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벼랑 끝에서 무파사를 밀어버리는 스카. 둘 다 성우 목소리가 너무나 멋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바나를 다스리는 사자왕 무파사는 형제인 스카의 계략으로 인해 죽게 되고, 무파사의 아들 심바는 홀로 도망쳐 새로운 친구들인 티몬과 품바와 함께 근심과 걱정 없는 삶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낸 암사자 날라를 만나게 되고, 고향 프라이드 랜드가 스카의 폭정으로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심바는 자신 때문에 무파사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에 돌아가기를 거부합니다. 결국 심바는 잊었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생각해내고, 앞으로 도망치기보단 왕으로서 사명과 책임을 다 하기로 합니다. 다시 고향에 돌아온 심바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왕의 자리를 되찾습니다. 그리고 프라이드 랜드도 질서와 평화를 회복합니다.

 

 

라이온 킹의 모티브가 된 햄릿

라이온 킹 vs 햄릿

 

죽은 아버지의 귀신을 만나고 각성한 후, 아버지를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 삼촌을 복수한다는 이 줄거리는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햄릿을 떠올리게 합니다. 라이온 킹 제작진이 직접 햄릿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비슷한 갈등 구조와 캐릭터를 녹여냈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점은 엔딩입니다. 햄릿은 쓸데없는 삽질 끝에 결국 모두가 죽는 비극으로 끝이 나지만, 심바는 아버지 무파사처럼 훌륭한 왕이 됩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든 것일까요. 처음에 심바는 단순히 잘난 아빠를 둔 철없는 꼬맹이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여러 친구들과 아버지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마지막엔 다 같이 힘을 합쳐 고난을 이겨냅니다. 하지만 햄릿은 끝까지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려다 결국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고 나라까지 말아먹습니다.  무엇보다 무파사는 심바에게 스스로가 누구인지 기억하라는 조언만 해주었지, 복수를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심바는 스스로의 의지로 프라이드 랜드의 평화를 위해 왕이 된 것이죠. 햄릿은 아버지의 귀신이 나타나 직접 복수를 부탁했던 순간부터 비극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햄릿을 상징하는 끝없는 고뇌와 불분명한 선과 악의 경계는 각색되면서 단순화되거나 아예 제거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햄릿의 비극적인 스토리는 좀 더 단순한 권선징악의 형태를 띤 희망적인 스토리로 탈바꿈합니다.

 

 

생명의 순환 vs 하쿠나 마타타

 

라이온 킹엔 유명한 사운드트랙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선 이 영화를 상징하는 두 노래는 두 가지의 다른 인생철학을 나타냅니다. 

 

나주평야~발바리 치와와~

고난이 와도 희망을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생명의 순환'.

 

하쿠나 마타타!!!

어쩔 수 없는 과거나 걱정은 잊어버리고 즐겁게 살아가라는 '하쿠나 마타타'

 

절망하고 있던 어린 심바에게 하쿠나 마타타는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고, 삶의 즐거움을 가르쳐 줍니다. 만약 햄릿에게도 티몬과 품바와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심바에게 햄릿은 가지지 못한 여유와 긍정을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심바가 끝까지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프라이드 랜드의 모든 동물들은 고통 속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심바는 아버지 무파사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고난이 와도 계속되는 '생명의 순환'처럼, 자신도 스스로의 위치와 책임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로 합니다. 괴로운 일을 피하기보단 인정하고 싸워나가기로 결심합니다.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이 두 가지 철학은 살면서 모두 필수적입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죠.

 

어른이 된다는건 단순히 나이를 먹는게 아닌 나의 위치와 책임을 배우는 것

  라이온 킹은 어린이들의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모두가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삶과 죽음이 완성시키는 '삶의 순환'이란 무엇인지 더욱 곱씹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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